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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기지사, “지사님 출장길은 ‘크레이지 스케줄’”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1 14:41

수정 2014.11.06 07:51



“43회,64개국,58만7974km”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2002년7월1일 취임이후 지난 4년간 걸어온 길이다.지구를 14바퀴 돈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로 나가 외국인투자 유치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9일부터 4박6일간의 일정으로 유럽지역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는 손지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업체로서 화성시에 진출해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FCI와 추가 투자협약을 체결,100번째 첨단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각종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진대제 열린우리당 경기지사 후보나 김문수 한나라당 예비후보 등보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는 손지사가 더욱더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100번째 기업 투자유치 성공한 손지사

손지사가 이끌고 있는 경기도 대표단은 유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 프랑스 에뻬르농 공장에서 진 루씨엔 라미 CEO등과 회사 임직원 그리고 에뻬르농시 시장 등의 축하 속에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

FCI사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에 이웃한 부지에 자동차 및 전자부품용 커넥터 생산시설을 갖추고 사업을 펼쳐왔다.
세계 초일류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이 회사는 국내에서 완성자동차 5개사와 삼성전자, LG텔레콤, KT 등을 주요고객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는 FCI의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 4.5km의 상수도시설을 짓도록 화성시와 재정을 분담,13억 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공을 상당히 들였다.손지사는 2004년 10월 15일 FCI사 화성공장을 처음 방문한 뒤 1년 5개월 만에 추가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투자유치하느라 4년간 지구 14바퀴 돌아

손 지사는 취임이후 지난 3년 9개월간 19회에 외국을 방문했다.현지 대기업 CEO와 임원진 150명과 130회에 걸친 투자유치 상담 및 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손지사는 100개 기업에서 138억 달러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5만여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손지사는 물론 국내에서도 외국기업 CEO들을 58회에 걸쳐 81명을 만나는 등 2430㎞나 출장상담을 했다.외국으로는 43회에 걸쳐 64개국 58만7974㎞를 다녔다.지구를 14바퀴이상 돌며 투자유치 활동을 펼친 셈이다.

손지사와 경기도 공무원들은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기도 했고, 열흘간의 투자일정속에 비행기를 12번이나 갈아탄 적도 있었다. 손지사는 특히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쓰고 있다고 한다. 무박3일로 떠났던 지난 미국 투자유치 일정 중 3일 내내 비행기에서 숙식, 미국측 승무원이 “크레이지 스케줄(미친 일정)”이라며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있다.

임기 80여일 남짓을 남겨둔 손지사는 올해안까지 30개 업체에서 12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 1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기 위해 지금도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만족할때까지 하는 감동서비스가 비법

손지사의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은 외국기업 CEO가 감동할때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지난 2004년 5월 독일 지멘스그룹의 허먼 리쿼트 부사장이 방한했을 때 손지사는 리쿼트 부사장을 헬기에 태워 직접 분당과 판교 등 외국인 전용공단을 둘러보면서 영어로 투자유치 전략을 설명했다.이같은 ‘맞춤행정서비스’에 감동한 리쿼트 부사장은 경기도 이천에 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손지사는 LG필립스의 파주 유치를 위해 공무원 21명을 7개조로 편성, 토지보상가격에 불만을 품고 매각 동의를 하지않던 지주들의 집앞에서 주야로 대기하면서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내기도 했다.LG필립스는 현재 14만평의 부지에 공장과 기숙사, 변전소, 폐수처리장, 부대시설 등 1단계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일부터 7세대 액정표시장치(LCD)를 본격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는 LG필립스 유치로 세계 최고·최대의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발로뛰는 행정을 실천하는 손지사와 투자진흥과 공무원의 노력이 숨어있다.

일본의 LCD포토마스크 생산업체인 HOYA는 손지사가 세번을 방문하는 이른 바 ‘삼고초려’ 끝에 투자를 얻어낸 경우이고,세계 1위의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는 진입로를 개설해주면서 투자를 유치한 케이스.

이같은 감동서비스로 손지사는 세계 최고수준의 진공기술 보유사인 일본 알박 4개 계열사, 액정제조에 있어 독점기술을 보유한 독일 MERK, 포토마스크(반도체용) 생산 세계 1위의 미국 토판, 세계 최고의 고휘도필름(LCD부품)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 3M 등 최첨단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클러스터 육성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손지사의 첨단산업 육성은 파주의 LCD클러스터,평택과 화성,수원,성남을 잇는 IT·LCD클러스터,안산,화성,수원의 BIO 클러스터 등 5대 클러스터 육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손지사는 100호 기업 유치 기념 인사말을 통해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이 세계시장을 이끌어갈 리더가 되기 위한 기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세계적인 첨단산업의 기업들을 유치하여 클러스터를 형성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21세기 인재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그들의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4년 여 동안 실행해 왔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손 지사는 “지금 이자리는 성장을 주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 뛰어야 하는 또 다른 시작점을 의미한다”면서 “이제부터 100개의 첨단기업이라는 초석 위에 차곡차곡 우리의 경쟁력을 쌓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치인이자 고위공직자로서 골프나 테니스 등 최근에 불거진 논란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함과 이같은 성과 덕분에 손지사는 준비된 차기 대권후보자로 꼽히는 데 손색이 없다.
경기도 관계자는 “100개가 넘는 첨단기업유치, 영어마을, 한류우드 등 손지사의 대표적인 업적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표 지도자로서 가능성을 내보인 것”이라고 풀이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다.

/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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