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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자금 증시 U턴…“조정끝났다”고객예탁금 이달들어 2兆 증가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7 14:42

수정 2014.11.06 07:28



'부동산과 주식시장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부동자금, 증시로 방향 트나.'

최근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3·30 후속조치로 얼어붙은 데다 주식시장이 2개월여간의 조정을 끝내고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본격적인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눈치를 보던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3·30 부동산 후속대책 이후 부동자금이 증시나 부동산에 대한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면서도 "3·30 조치 이후 부동산 억제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관망하는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꿈틀거리는 부동자금

개인 주식자금 지표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1월 13조1252억원으로 정점을 보인 후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3월 말 11조원대 초반으로 2조원 가까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러나 고객예탁금은 최근 사흘 연속 늘어나는 등 4월 들어 지난 14일 현재 12조8754억원을 기록, 3개월 만의 증가세와 함께 단기간에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고객예탁금 증가는 이달들어 1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운 개인들의 주식 매도자금이 상당부분 그대로 주식계좌에 들어 있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일부 신규 주식 매입자금의 유입도 적지 않았다. 개인들은 올들어 줄곧 주식을 내다팔았으나 지난 11일 이후에는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1·4분기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면서 지난달 22일 76조원이 넘었던 머니마켓펀드(MMF)도 증시 상승과 3·30 대책 이후 썰물처럼 빠져 14일 현재 70조5433억원으로 무려 6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경기 성남 판교 청약 등에 몰렸겠지만 일부는 증시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증권 서초G-파이브점 최영환 프라이빗뱅커(PB)는 "그동안 부동산 동향을 파악하면서 관망하던 큰손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고점 돌파로 자금유입 기대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숨에 전고점을 뚫는 등 강력한 상승 모습을 보이면서 부동자금의 본격적인 증시 유입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동안 증시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3·30 후속대책 효과와 함께 주식시장이 강세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 3·30 대책을 발표한 이후 개발호재가 있는 인천 송도 등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했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는 거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등 급랭한 상태다.


반면, 증시의 경우 그동안 1300∼1400 박스권 장세 속에서 1400에 근접하면 환매가 나오거나 자금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수가 1400에 안착하고 상승흐름을 타면서 오히려 환매보다는 자금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개인을 중심으로 한 적립식펀드로의 자금유입과 함께 기관 주식자금의 잣대가 되는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도 12일 550억원, 13일 634억원, 14일 456억원 등 사흘 연속 증가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으로 인해 취득·보유·매도 과정을 거치면서 각종 세금부담이 대폭 증가해 부동산 투자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에 15% 이상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보여야 한다"면서 "증시가 전고점을 벗어나는 등 상승세를 보여 환매 이유가 없어졌고 지수가 밀리면 사겠다고 관망하던 대기 매수자금의 증시 유입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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