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부터 빙하기까지…동물들 좌충우돌 대모험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9 14:42

수정 2014.11.06 07:21



동화를 절묘하게 비튼 ‘빨간모자의 진실’이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생동감 넘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2편이 20일 동시 개봉한다.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불리는 월트디즈니의 ‘와일드’와 20세기폭스사가 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다시 제작에 나선 ‘아이스 에이지2’가 그것이다. 온 가족이 손에 손을 맞잡고 극장 나들이 하기에 안성맞춤한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미리 만난다.

◇와일드,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서=뉴욕 동물원을 탈출한 아기사자를 찾아나서는 코알라, 기린, 아나콘다, 다람쥐, 아빠사자 등 5총사의 모험을 유쾌하게 그린 ‘와일드’는 언뜻 2편의 다른 애니메이션 작품을 떠오르게 한다. 하나는 아기 물고기를 찾아나서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니모를 찾아서’(제작 디즈니)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원 동물들의 밀림 체험을 코믹하게 엮은 ‘마다가스카’(드림웍스)다. ‘와일드’는 야성을 거세당한 동물들이 야생에서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렸다는 점에서 ‘마다가스카’와 닮았고, 길잃은 아들을 찾아나서는 가슴 뭉클한 부성(父性)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니모를 찾아서’와 흡사하다.


디즈니가 캐나다 토론토의 코어애니메이션사와 손잡고 만든 ‘와일드’는 동물들의 털 하나하나가 실감나게 움직일 정도로 정교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특수효과를 위해 주로 사용했던 ‘후디니(Houdini)’라는 소프트웨어를 3D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사용했다. 동물 캐릭터들의 생생한 얼굴 표정이나 정글 체험을 마치고 다시 뉴욕 동물원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 등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력에 비하면 이야기의 독창성이나 신선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아이스 에이지2, 웃기는 빙하시대=디즈니의 ‘와일드’와 숙명의 대결을 펼쳐야하는 ‘아이스 에이지2’는 지난 2002년 개봉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아이스 에이지’의 속편. 전편에 등장했던 매머드 매니와 수다쟁이 나무늘보 시드, 물에 유독 약한 호랑이 디에고가 그대로 나오고, 여기에 매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매머드 걸 엘리와 말썽꾸러기 주머니쥐 형제가 가세했다. 대사 한마디 없지만 주요 장면마다 등장해 관객의 배꼽을 빼놓는 다람쥐 스크랫도 여전히 얼굴을 내민다.

이미 지난달 31일 북미지역에서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2’는 전편을 능가하는 흥행 성적으로 영화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개봉 첫주 3일동안 무려 68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던 ‘아이스 에이지2’는 개봉 2주차에 접어든 14일 현재 1억1575만달러에 달하는 흥행수입을 기록, 총수입 1억달러를 돌파하는 올해 첫 영화가 됐다. ‘아이스 에이지2’가 수립한 오프닝 성적은 ‘슈렉2’(1억803만달러), ‘인크레더블’(7046만달러), ‘니모를 찾아서’(7025만달러) 등에 이은 네번째 기록이다.
20세기폭스가 블루스카이 프로덕션과 손잡고 만든 ‘아이스 에이지2’는 전편에서 감독을 맡았던 크리스 웨지가 총제작을 맡고 ‘로봇’에 참여했던 카를로스 살다나가 연출을 맡았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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