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재단,미아예방 인형극 공연“낯선 아저씨 안따라갈래요”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3 14:43

수정 2014.11.06 07:08



“빨리 도망가. 112에 전화해.”

인형극을 보며 긴장하던 어린이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그러다 인형이 112에 전화하자 마음이 놓이는 듯 어린이들이 웃으며 옆에 있는 친구들과 장난도 쳤다. 또 공연 마지막에는 공연 주제가 ‘멈추기, 생각하기, 도와주세요∼ , 내 이름, 전화번호, 부모님 이름 꼭꼭 기억해요’를 따라 부르는 어린이도 눈에 띄었다.

지난 14일 한국복지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은 서울 신정동 어린이집에서 인형극 ‘빨강 모자 꼭꼭이’를 200여 명의 어린이들 앞에서 선보였다. 실종·유괴 등 아동 범죄의 예방 차원에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여우가 어린이를 납치하는 장면에서는 맨 앞자리의 한 어린이가 “안돼, 따라가지마”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도 했다.
공연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빨리 도망가, 집에 전화해”라는 어린이들의 함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어린이집의 이소정양(6)은 “꼭꼭이가 늑대한테 잡혀 갈 때가 가장 무서웠어요”라며 “하지만 엄마가 알려 준 대로 공중전화 빨간 버튼을 누르고 112에 전화할 때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관람평을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실종아동전문기관이 4월부터 미아예방캠페인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계획됐다.

인형극은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화 빨강 모자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실종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 ‘멈추기’, ‘생각하기’, ‘도와주세요’의 3단계 구호를 인형들과 함께 재미있게 반복해 실제 일이 벌어졌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게 교육을했다.

인형극이 시작되고 막이 내려가는 순간까지 계속 강조되는 3단계 구호는 일단 길을 잃으면 가던 길을 멈추고 내 이름, 부모님 이름, 집 전화를 10번씩 생각하고 공중전화의 긴급버튼을 눌러 112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는 의미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한국전력 봉사단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준비했다.

특히 실종아동전문기관은 미아예방 방법을 어린이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꼭꼭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한편 한국복지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의 송민영씨는 “지난 2003년부터 손인형, 상황모형판을 이용해 예방교육을 했지만 이번 만큼 어린이들의 호응도가 큰 교육은 처음이었다”며 “오늘 공연에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전국에 있는 어린들이 ‘빨강모자 꼭꼭이’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사진설명=한국복지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과 한국전력봉사단은 4월부터 미아예방캠페인의 일환으로 어린이집을 찾아 인형극 '빨강 모자 꼭꼭이'를 공연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어린이들이 캐릭터 인형 '꼭꼭이'와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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