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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포스코 백기사 용의”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5 14:43

수정 2014.11.06 06:59



【영종도=조영신기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돼 있는 포스코를 위해 ‘백기사’로 나설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남사장은 이날 중국 얀티안으로 출국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포스코로부터 어떤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포스코로부터 요청이 있을 경우 긍정적으로 백기사로 나서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국내 조선업체들이 포스코의 백기사로 나설 경우 포스코는 물론 국내 철강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국내 조선업체들이 백기사로 나설 경우 포스코와 국내 조선업체의 유대감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자본 및 주식시장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지 무턱대고 투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남사장은 중국 얀티안 블록공장과 관련해 “중국정부가 경영권을 보장하면 블록공장을 조선소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인하와 관련, 남사장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이 컸다”며 “최근 일본산 후판가격과 포스코산 후판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조선업체들의 숨통이 다소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절상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원자재 가격 인하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져 영업손익 부문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그는 전망했다.

남사장은 이날 오전 11시45분 중국 동방항공 MU550편 이코노믹 클래스로 출국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짧은 거리는 비즈니스클래스가 아닌 이코노믹클래스를 이용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한편, 국제철강협회(IISI) 집행위원회 및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9일 출국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대한항공 KE906편을 통해 이날 입국했다.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회장은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과 만났지만 미탈철강에 대항하기 위한 논의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회장은 “세계 어느 기업이나 M&A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M&A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계가 포스코의 요청시 백기사로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과 관련해 이회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국내 조선업계에 백기사를 요청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 fn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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