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7회 서울국제금융포럼]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투자패턴 변화

신현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7 14:44

수정 2014.11.06 06:52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서울국제금융포럼이 ‘연금시장의 발전과 금융부문간 기능통합’이라는 주제를 선택한 것은 한국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 자산운용업을 비롯한,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과거 몇십년간 보지 못한 급격한 변화를 짧은 시간에 경험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의 시행이라든가, 새로 제정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과 같은 제도적 변화는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의식이나 투자패턴도 현저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시행된 퇴직연금과 관련,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현재 20개 운용사가 총 121개의 퇴직연금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규모도 올 4월13일 기준으로 약 101억원에 이르고 있다. 제도 시행 4개월만의 규모임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금액만은 아니라고 본다.

홍콩의 경우 퇴직연금 도입이 강제적 가입 형태로 시작이 되었고 강제가입으로 시행되지 않은 나라의 경우 투자자 교육과 세제혜택의 토대위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다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은행과 보험, 증권사와 자산운용업계 등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확정갹출식(DC)퇴직연금을 선택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으며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금리추세, 고용시장의 불안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고 본다.

또한 지난해부터 적립식투자의 대중화를 통해 시작된 간접투자와 장기투자문화도, 적립식 투자형태로 진행될 퇴직연금제도의 안착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1980년대 이후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이 바로 기업연금제도의 활성화에 힘입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기업연금의 활성화는 또한 미국의 펀드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퇴직연금이 이처럼 서서히 우리 자본시장의 장기적 성장을 견인해내는 역할을 한다면, 규제완화를 통한 대형화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본시장 통합법은 보다 선진적인 방식으로 우리 자본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자본시장 통합법을 통해서 판매채널 및 투자대상의 형태가 더욱 확대되고, 금융공학기술의 발달이 여기에 접목되면 국내 금융사들의 금융상품 제조 기능은 그 자체로 더욱 전문화, 고도화할 것이다. 또한 가계금융자산 축적규모가 더욱 커지고 금융소비자의 요구가 고도화 할 수록 금융상품 판매 및 중개기능의 고도화 및 전문화도 더욱 필요해질 것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진 시장 안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앞서가는 경쟁력을 갖춘 회사에게는 자본시장 통합이 기회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 자본시장 참가자들이 이 같은 도전을 어떤 방식으로 또 다른 기회로 만들어 내느냐 여부에 따라 향후 자본시장의 산업 지도가 새로이 그려질 것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향후 2∼3년간은 우리 자본시장이 재탄생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하겠다.

한편 자산운용산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제조업과 유통업이 분리되면서 각각의 기능을 보다 집중하고 강화하는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씨티뱅크의 경우 지난 2005년 5월, 자회사인 Citi Group Asset Management를 매각했고, 메릴린치도 자산운용부문 자회사인 Merril Lynch Investment Manager를 미국 3위의 채권운용사인 블랙록에 넘겼다.


이들 금융기관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소매금융 판매라던가, IB 등 핵심업무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우리나라에서도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더욱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포럼이 한국에서 퇴직연금의 성공적 정착은 물론이고, 자본시장 통합법과 관련하여 바람직한 방법론에 대하여 토론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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