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확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8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한 데 대도시권 땅값이 너무 비싼데다 임대주택 확보 주관기관인 주공의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국민주택기금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
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당·정·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주거복지 증진방안’의 소요재원은 재정 10조원, 국민주택기금 40조원, 대한주택공사 및 지방공사 38조원으로 짜여졌다.
올해 주거복지 정부 예산이 1조901억원이고 내년도 예산 요구액이 1조147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2008년부터는 이 예산을 모두 임대주택 비축 사업에 투입하더라도 재정지원을 지금보다 50% 정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또 한 해 22조원 규모로 운영되는 국민주택기금의 경우 국민임대주택 건설지원 등 임대주택 사업에 2조9000억원가량이 소요되고 있다. 지원 규모를 2012년까지 향후 6년간 40조원으로 확대하려면 내년부터 기금 사업 예산을 지금의 배로 키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공의 부담도 문제다. 주공은 올해 다가구 매입 임대, 국민임대주택 건설 등 사업에 7000억원의 예산이 잡혀 있다.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 임대주택 비축에 주공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최소한 3∼6배 이상 자금 소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주공의 자본금을 8조원에서 내년 15조원으로 늘리고 앞으로 공영개발, 택지사업 및 분양사업 확대 등으로 이를 충당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주공 내부에서조차 이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공의 부채가 21조원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임대주택사업에투입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하고 향후 늘어나는 비축 주택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떠맡아야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염려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건교부는 정부 재정의 경우 2007년 예산에 1조4000억원이 반영된 것을 비롯해 2012년까지 10조7000억원은 확보할 수 있고 국민주택기금도 융자원리금 회수와 국민주택 채권 및 청약저축, 복권자금 지원 등을 통해 40조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정책실장은 “88조원을 들여 116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것은 가구당 8000만원을 들여 집을 비축하겠다는 것인데 땅값, 대도시 택지난을 생각하면 정부의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또 이 계획이 구체화되려면 5년은 있어야 해 부담은 다음 정권이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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