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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건강하게 보내는 ‘3가지 방법’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4 08:43

수정 2014.11.05 11:29

올 추석 연휴는 길게는 최소 4일에서 최대 9일까지 쉬는 ‘황금 연휴’가 될 전망이다. 고향에 내려가는 사람들은 조금 여유롭게 부모님과 연휴를 즐길 수 있고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는 사람들은모처럼 자신만의 휴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연휴 내내 명절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남는 건 살뿐일 수 있다. 이번 연휴를 건강하게 보내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음식 조절하세요

명절에는 기름진 음식이 많아 평소보다 높은 칼로리를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은 송편이다. 송편은 쌀 반죽에 각종 속을 넣고 쪄서 만든다.
여기에 들어가는 쌀은 탄수화물이 많고 속에 설탕 등 단맛을 내는 것을 넣다보면 열량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또 한 개씩 먹게 돼 무의식적으로 많이 먹게 되기쉽다. 각종 전 종류가 문제가 된다. 전은 부치기 위하여 기름을 많이 사용해 만든다. 기름 1g은 9㎉의 열량을 발생시키므로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적은 양으로 많은 칼로리를 내게 된다.

명절에 많이 먹는 갈비찜(1인분, 쇠고기 220g)의 주성분도 단백질(44g)과 지방(27g)이다. 여기에 참기름(지방)·간장(염분)·설탕(당분)에 양파·키위·파·마늘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고 살코기를 재운 뒤 밤(탄수화물·식물성단백질)과 대추(탄수화물·비타민·섬유소)를 넣고 찌면 전체 칼로리는 440㎉가 된다.

생선전(100g)에는 생선 살코기 속 단백질(16g)과 지방(10g)뿐 아니라 식용유(지방)·달걀(단백질)·밀가루(탄수화물)가 소량 추가된다. 배·사과·단감 등 과일은 섬유소·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하다. 그러나 주성분은 역시 당분의 일종인 과당이다. 배 1개에 들어 있는 과당은 48g, 사과는 36g, 단감은 24g이다.

고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수현 교수는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성인 여자 하루 섭취량은 2000㎉ 전후, 성인 남자는 3000㎉ 전후인데 명절에는 평소 2∼3배인 7000∼8000㎉를 섭취할 수 있다”며 “음식 욕심을 내지 말고 적당량만 먹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 몸에는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많이 먹었다고 당장 몸무게가 몇 ㎏씩 급작스럽게 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명절이 끝난 후 정상적인 식사량으로 돌아오고 운동량을 조금만 늘린다면 체중조절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만일 상한 음식이나 과식으로 배탈과 설사가 반복되면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탈수를 예방한다.

광동한방병원 사상체질과 문병하 부원장은 “과식으로 체한 느낌이 있다면 소화제를 먹는 것으로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하루 정도 굶는 것이 가장 좋다”며 “심하게 체했을 때는 입안에 손가락을 살짝 넣어 구토를 한 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안정을 취하면 좋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오미자차와 매실차가 배탈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리병 얻을 수 있어요

명절이 끝난 후 병원을 찾는 허리병 환자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다. 실제로 척추관절 전문 나누리병원이 최근 2005∼2006년 사이 세 차례의 명절(지난해 설 2월8∼10일), 추석(9월 17∼19일)과 올 설날(1월29일∼2월1일) 전후의 평일 1주일 간의 초진환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2배 이상(10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긴 연휴가 이어지는 명절 기간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긴 연휴 동안 장시간 운전과 무리한 가사노동 등은 허리를 혹사시켜 긴장성 근육통과 급성 요추 염좌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특히 명절을 전후해서 생길 수 있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허리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귀성길 장시간 운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으며 주부들은 명절 음식 장만 등 무리한 가사노동이 원인으로 꼽혔다.

보통 운전할 때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따라서 운전석에 앉을 때 바른자세로 앉는 것이 중요하다. 허벅지와 윗몸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하는 게 피로감을 줄이는 데 가장 좋은 자세다.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펴질 정도가 알맞다.

서서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할 때는 발판을 준비해 한쪽 다리씩 번갈아 올려놓고 일하는 것이 좋다. 높은 선반에서 물건을 꺼낼 때 무리하게 손을 뻗게 되면 허리 근육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발판이나 의자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것도 좋지 않다. 허리는 앉아 있을 때가 오히려 서 있을 때보다 2∼3배 높은 체중의 부담을 받게 된다.전을 부치는 일 등은 맨바닥에 앉아서 하기 보다 식탁 등을 이용,의자에 앉아서 일을 해야 피로를 감소시킬 수 있다.

정신없이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면 갑자기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며칠 안정을 취하는 것. 여기에 가정에서 20∼30분 정도 찜질요법을 이용하면 허리통증을 보다 더 빨리 완화시킬 수 있다. 부상 초기 통증이 나타날 때 하루나 늦어도 이틀 안에 통증 부위에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얼음주머니나 전용 팩을 미리 준비해 수건을 겹으로 싸서사용한다. 가장 적당한 온도는 약 6∼7로 영하의 온도로 찜질을 하게 되면 상처 부위의 피부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세요

연휴가 길면 길수록 음식을 책임져야 하는 주부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연휴 내내 식구들에게 음식을 해먹이고 차례음식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지나치면 추석 또는 설날을 1, 2주 앞두고 괜스레 가슴이 뛰거나 답답하고 불안하며 잠을 못자거나 온몸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명절 전후로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나타내는 명절증후군을 겪는 경우다.

물론 과도한 가사노동은 신체적 피로를 가져온다. 또 남성중심적인 제사문화 속에서 여성이 기존의 자신의 능력이나 역할과는 상관없이 명절을 보내는데 필요한 일꾼일 뿐인 상황은 우선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시댁과 갈등이 있거나 남편이 상대적으로 친정에 소홀한 경우 등은 긴장, 분노 및 좌절감과 같은 정서적 어려움을 더 크게 유발하게 된다.

경희의료원 신경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일단 현실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사고와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힘들겠지만 가족들에게 가사노동을 분담하자고 제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일할 때는 주위 사람들과 흥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긴장과 부담감을 풀도록 노력한다.
마음을 연 긍정적인 내용의 대화를 통해 갈등이 있었다면 풀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 일하는 중에는 잠시라도 휴식을 자주 취해서 육체적 피로를 줄인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초래되는 근육긴장의 이완을 위해 심호흡을 하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해 본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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