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세계 10위권 서울’ 서둘 일이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0 18:00

수정 2014.11.05 11:20



서울시가 오는 2010년까지 ‘세계 10위권 도시’ 도약을 목표로 한 ‘민선 4기 청사진’을 내놓았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 유치’ ‘4대 권역별 산업벨트 조성’ ‘한강 르네상스’ ‘맞춤형 사회안전망 구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공기질 개선’ 등 5대 핵심 프로젝트와 15대 중점사업, 471개 단위사업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오시장 임기 4년 동안 현재 27위인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세계 10위권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대로만 된다면 모두가 반길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총 27조7739억원이나 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서울시는 “향후 4년간 총 재정 규모가 69조5465억원이고 시가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31조원에 달하므로 추가재원 부담 없이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의 세금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종합복지서비스와 녹지 100만평 확보, 생태통로 조성 등에도 적잖은 재원이 들어간다. 이 모든 재원이 시민들 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면 문제가 없지 않다. 서울시민의 담세율은 25%나 되는데다 최근 부동산 양도세·거래세 등 각종 세금이 늘어나 시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부채는 줄이고 세금은 덜 걷으면서도 효율적인 투자로 재원을 확충해 나아가야 한다. 관광객 1200만명 유치 목표도 양보다 질에 접근해야 한다. 아시아권 관광객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고품질 관광객을 유인하는 인프라를 갖춰야 할 것이다.

오시장은 지난달 말 ‘세종광장’조성안을 발표, 성급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물론 투자와 도시개발로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교통·부동산·실업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돈으로 손쉽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행정만이 능사는 아니다.
조급한 장밋빛 청사진이 시민들 허리를 또 한번 휘청거리게 만들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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