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설 연휴가 시작됐다.
언제나 넉넉히 맞아주는 고향, 그리운 부모님·친지·옛 친구와의 만남은 지친 도시인들을 회복시키고 풍요롭게 한다.
하지만 고향으로 가는 ‘귀성길’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이젠 설맞이를 위한 ‘통과의례’로 일컬어질 정도로 부담이 상당하다. 민족이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 아무리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더라도 체증이 빚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귀성길은 고향을 찾는다는 설레임으로, 귀경길은 푸짐한 고향의 정을 느끼면서 출발한다면 천리길이야 멀겠는가.
■귀성 16일 오전,귀경 19일 새벽이 수월
올해는 설 연휴가 3일 밖에 되지 않아 귀성객들은 예년보다 훨씬 힘든 귀성·귀경길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날인 일요일을 전후로 하루씩 밖에 공식 연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설 연휴기간 중 귀성길은 17일 오전,귀경길은 19일 오후가 가장 혼잡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전국 성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8%가 설 전날인 17일 귀성길에 오르고 귀경길은 49.1%가 19일 귀경길에 나선다고 답했다. 시간대별로는 귀성길의 경우 오전 9시∼낮 12시, 귀경은 낮 12시∼오후 6시가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귀성객은 16일 오전 12시 이전이나 17일 오전 2∼6시에 수도권을 벗어나고, 귀경객은 18일 오전 10시 이전이나 19일 새벽∼오전 10시 또는 오후 11시 이후에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을 각각 통과하면 보다 수월하게 명절맞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귀성·귀경길 교통수단으로 자가용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80.4%를 차지했다. 이들 중 73%가 고속도로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수도권 지역 거주자들의 귀성 목적지는 수도권 내에서의 이동과 충청권으로의 이동이 각각 26.3%로 가장 높았고, 영남권 20.9%, 호남권 17.8% 순으로 나타나 경부선과 중부선 및 서해안선의 혼잡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400만명 대이동,서울∼부산 8시간30분
정부는 설연휴특별교통대책기간(16∼20일) 중 전국의 이동인원은 3405만명,고속도로 이용차량은 1634만여대로 지난해 설 연휴에 비해 각각 5.7%,4.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설 연휴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각각 끼고 있어 공식 연휴가 3일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교통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구간별 최대 통행시간은 승용차 기준 귀성길의 경우 서울∼대전 5시간40분, 서울∼부산은 8시간30분, 서울∼광주는 7시간30분 정도로 예상되며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이 보다 최대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귀경길은 서울∼대전 5시간50분, 서울∼부산 8시간30분, 서울∼광주 7시간30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진출입 통제
경부고속도로 서초IC∼신탄진IC(137㎞) 상·하행선은 16일 낮 12시부터 19일 밤 12시까지 버스 전용차로제가 실시된다. 이 구간 버스전용차로에는 9인승 이상 차량 중 6명 이상 탑승차량만 이용할 수 있다.
또 귀성길인 16일 낮 12시부터 18일 낮 12시까지 경부고속도로 잠원과 서초IC의 진·출입이 통제되고 반포,수원,기흥,오산 등은 진입만 차단된다. 양재IC는 진출만 통제하고, 반포·서초IC에서는 P턴 진입이 허용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매송,비봉 IC도 이 기간 진입이 통제된다.
귀경이 시작되는 18일 낮 12시부터 19일 밤 12시까지 경부고속도로 안성,오산,기흥,수원IC와 서해안고속도로 발안,비봉,매송IC에서 진입이 통제된다.
다만 고속도로 IC진출입은 통행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므로 사전에 도로공사 상황실 등을 통해 확인하면 좋다.
■대중교통수단 수송력 대폭 늘려
정부는 설 연휴 기간 중 철도와 버스,항공기 등 대중교통 수단을 대폭 늘려 귀성 및 귀경객 수송을 지원하기로 했다. 철도는 객차 수를 1일 평균 820량 늘려 평시보다 13% 증가한 5936량을 운행한다.
고속버스는 예비차 97대를 투입해 하루 평균 6805회를 운행해 평시보다 수송력을 5% 늘린다. 전세버스도 800대를 추가투입할 예정이다. 시외버스는 상용차 7623대, 예비차 260대를 활용해 시·도지사가 노선별 교통량에 따라 증편하고 전세버스는 등록된 버스 2만5491대를 활용해 수송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행한다.
국내선 항공기는 하루 평균 26편 늘려 평시보다 8% 증가한 1일 평균 369회를 운항한다. 연안여객선도 하루 평균 896회로 늘려 수송력을 평시보다 24%높인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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