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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로 아파트 질 낮아진다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아파트 내부평면이 지금보다 단순해지고 내부 마감재 수준도 대폭 낮아지는 등 분양아파트 품질이 뚝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30평형대 아파트에서는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3.5베이나 4베이(용어해설 참조)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붙박이장이 줄어들고 주방가구도 축소되거나 생략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업체들이 분양가상한제를 앞두고 이같은 원가절감 방안을 확정지었거나 적극 검토중이다.

■돈 많이드는 4베이는 노!

30평형대 아파트에서 3.5베이나 4베이는 사라질 전망이다. 아파트는 베이 수가 많을수록 전면(前面) 면적이 커지고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도 커져 골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30평형대에서는 3베이를 넘어서는 구조는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견건설 A사 기술팀 관계자는 “4베이를 3베이로 줄이게 되면 원가를 5%가량 줄일 수 있다”며 “이전엔 원가보다는 소비자 욕구가 최우선 고려사항이었지만 이젠 공사비용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40평형대도 굴곡이 있는 내부평면은 없어지고 공사비용 절감을 위해 단순한 일자 스타일의 구조가 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구조는 직선구조를 한번 꺾을 때마다 비용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오는 9월부터 이같은 절약형 구조를 아파트 건설에 적용할 방침이다.

B건설사 관계자도 “건설사들은 지금까지 내부평면 경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며 “이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과거 아파트 수준으로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어 그동안 구축한 내부평면 특허가 상당 부분 소용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마감재도 고급품 대폭 줄인다

내부평면 못지않게 인테리어 마감재도 많이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 바닥재를 보면 대개의 아파트가 대리석이나 원목마루를 기본으로 시공하고 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이와같이 비용이 많이 드는 마감재로는 시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주방가구도 원목 재질이 사라지고 MDF(톱밥을 눌러 압축한 자재)나 하이그로시로 바뀔 전망이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아트월도 지금은 대리석과 폴리싱타일로 고급스럽게 장식하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목재로만 구성될 것”이라며 “우물정자 천장 등 돈이 많이 드는 구조는 되도록이면 없애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붙박이장을 비롯해 가구의 크기도 다소 줄어들거나 생략될 전망이다.

대형건설 L사는 “작은방의 붙박이장을 없애거나 가구의 크기를 줄이는 것을 고려중”이라며 “무엇보다 주방가구는 아주 단순해지고 간략해질 것”이라고 말해 주방 인테리어도 대폭 변화가 있을 것을 암시했다.

A사 관계자는 “최근 아일랜드 주방이 30평형대 아파트에도 설치되는 등 주방이 갈수록 고급화되는 추세였지만 앞으로는 40평형대 아파트에서도 아일랜드 주방이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 “브랜드 안붙이는 방법도 고려”

그러나 원가 절감을 고려, 아파트 품질을 무조건 낮출 수만은 없다는 점에 건설사들의 고민이 있다.

대형 건설 S사는 “원가만 생각하고 10년 전 아파트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내부에서도 원가 절감과 수요자의 눈높이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대형 평형에서는 개인이 내부 인테리어를 뜯고 다시 하는 경우가 많아 싸구려 자재를 쓰느니 차라리 골조만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봤다”고 말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건설사들이 이렇듯 저가형 아파트를 공급할 수밖에 없게되자 일부 건설사는 아예 브랜드를 붙이지 않고 분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S사 관계자는 “품질이 낮은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인지도가 높은 우리 회사의 브랜드를 붙일 수는 없다”며 “○○마을 아파트라든지 하는 형식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용어설명]베이(bay)=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을 뜻하는 건축용어로 보통 아파트에서는 전면 베란다에 접하고 있는 방이나 거실의 개수를 의미한다. 베이가 클수록 채광성이 좋고 통풍도 잘 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용적률과 설계상 비용이 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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