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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서 발목’ 공기업 퇴직연금 겉돈다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기업 퇴직연금 가입이 노조 반대와 제도 인식 부족으로 여전히 겉돌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공공기관 총 451곳 가운데 가입한 곳은 17곳으로 전체의 3.7%에 불과하다. 정부투자기관인 14개 공기업 가운데서도 지금까지 가입한 곳은 한국조폐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석유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코트라, 한국석탄공사 등 6곳에 그치고 있다.

15일 금융권 및 퇴직연금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 농수산물유통공사 1곳만 노동부에 퇴직연금 규약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업 8곳이 공동 대응했던 연대 전선이 무너진 셈이다.

■공기업 노조, ‘경영평가 가점제’ 반발

국내 공기업 가운데 최대규모인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농촌공사 등 7곳은 여전히 제도 도입을 유보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지난 2005년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가 공기업에서 조차 겉돌고 있는 배경은 우선 노조의 반대가 결정적이다. 또 해당 공기업의 제도인식 자체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사대결은 퇴직연금 가입때 ‘노사합의’ 조항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기업 사측은 경영평가 가점 등 실익을 위해 퇴직연금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은 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 가점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정부가 퇴직연금의 조기활성화를 위해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퇴직연금부분을 신설, 가입 공기업들에게 가점(10점)을 주기로 결정한 것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연맹 이재기 정책실장은 “정부의 경영평가 가점제 폐지 전에는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 퇴직연금부분을 끼워 넣고 10% 가산점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은 여전히 ‘노사합의’ 조항에 걸려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기업, 사회경제적 의의 인식해야

서원대 금융보험학과 김재현 교수는 “퇴직연금이 갖고 있는 장점과 사회경제적 의의에도 공기업의 경우 연금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노조측의 반대에 부딪쳐 있다”면서 “공기업 노사가 거시적인 시각으로 퇴직연금제도를 바라봐야 하고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치열한 시장경쟁으로부터 보호 받고 있는 공기업은 민간기업 보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퇴직금을 떼일 걱정이 없는 공기업에서 퇴직급여의 사외적립 등 퇴직연금제도의 장점들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도 시행 이후 보험·은행·증권의 1년간 평균 수익률은 5.6%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1년간 평균 수익률은 7%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시중은행 금리 보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공기업 등을 제외한 중견 기업들이 가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8162억5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05년 12월 163억원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퇴직연금 계약체결 건수는 모두 1만6742건으로 23만1424명이 가입한 상태다.

한국증권 이혁근 부장은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중견 기업들의 가입이 늘고 있다”며 “공기업의 경우 노사간 대결과 안정적인 직업군에 속해 있어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퇴직금제도 폐지해야”

퇴직연금 업계에서는 기존 퇴직금 제도를 폐지하거나 기업들의 퇴직금 중간정산 등을 중지시켜야 퇴직연금 제도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으로는 퇴직금과 퇴직연금 제도가 공존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오는 2010년 이후에는 기업들의 퇴직금관련 세제혜택을 줄어 퇴직연금 가입을 유도할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 김대환 퇴직연금본부장은 “노후에는 목돈 보다 연금을 받는 것이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하다”며 “현금 유동성이 많은 기업들의 퇴직금 중간정산 등 기존 퇴직금 제도가 없어져야 퇴직연금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기업 노조측에서 퇴직연금 가입을 반대하는 주 원인은 지금 가입하면 퇴직소득세, 연금소득세 등 세제부문에서 손해를 본다는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기업 등 일부 계층이 세제부문에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공공이익 추구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sdpark@fnnews.com박승덕기자
공기업 퇴직연금 가입이 노조 반대와 제도 인식 부족으로 여전히 겉돌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공공기관 총 451곳 가운데 가입한 곳은 17곳으로 전체의 3.7%에 불과하다. 정부투자기관인 14개 공기업 가운데서도 지금까지 가입한 곳은 한국조폐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석유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코트라, 한국석탄공사 등 6곳에 그치고 있다.

15일 금융권 및 퇴직연금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 농수산물유통공사 1곳만 노동부에 퇴직연금 규약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업 8곳이 공동 대응했던 연대 전선이 무너진 셈이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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