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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통폐합 확정… ‘받아쓰기 저널리즘’ 비난 봇물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23 08:58

수정 2014.11.05 14:58

정부의 브리핑실과 기사송고실 통폐합 조치에 대해 ‘받아쓰기 저널리즘’을 강요하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는 질타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현재 정부부처에 마련돼 있는 37개 브리핑실과 기사송고실을 3개로 통폐합하는 내용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8월까지 현재 37개의 브리핑실과 기사송고실을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과 정부과천청사, 정부대전청사 3곳으로 통폐합키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의 제도나 관행을 정상화하고 합리화하는 것으로 선의를 갖고 하는 행위”라면서 “서로 불편이 따르겠지만 이렇게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정책을 그대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언론계와 학계에서는 국민의 알권리를 통제하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미은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교수는 “현대는 정보를 공개해 나가는 추세인데 정부의 브리핑실을 3개로 통폐합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조치”라면서 “이는 결국 언론에 ‘받아쓰기 저널리즘’을 강요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쌍방향적 정보교류 시대에 구시대적인 일방향 정보전달만을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기자들로 하여금 학연과 인맥을 동원한 각개격파식의 구시대적 취재관행을 다시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상현 한국언론정보학회장(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도 “일반시민과 국민이 동참한다는 참여정부의 뜻과는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조치”라면서 “언론자유의 신장과 배치된다는 차원에서 일종의 언론통제라고 볼 수 있다”고 성토했다.

강 회장은 “홍보책임자를 일반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등 그동안 참여정부가 해 왔던 정책과는 반대방향의 정책”이라면서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의 논쟁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언론노조,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단체들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국정 정보에 대한 언론의 접근기회를 차단해 결과적으로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자 하는 반민주적인 취재 봉쇄 조치”라면서 정부의 이번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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