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지금은 전문병원 시대] 인터뷰/박영관 세종병원 이사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9.27 16:42

수정 2014.11.04 23:32



“올해는 세계적인 심장·혈관 전문센터로 자리를 굳히고 제2병원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제2의 도약기를 준비 중인 부천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의 포부이다. 1982년 경기도 부천에 문을 연 세종병원은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대표적인 심장·혈관 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에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가 주를 이뤘다. 신생아 120만명 중 0.8%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가 거의 없다.
초음파 검사가 발달돼 심장병을 안고 태어나는 확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천세종병원을 찾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 대부분은 해외 환자들이다. 이들도 50% 이상은 세종병원에서 무료로 수술를 받는다.

요즘은 비만으로 인한 생활습관병이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 환자가 모든 병실을 차지한다. 박 이사장은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당뇨, 고혈압을 비롯해 혈관질환 등을 가진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원인인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혈관질환은 기름진 음식 등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박 이사장은 이 때문에 제2의 세종병원을 ‘종합노인복지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는 영양사, 정신과 의사, 재활의학과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습관 치유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현재 부지를 물색 중이다.

세종병원이 심근경색 등 갑자기 문제가 발생하는 혈관질환에 대해 높은 치료율을 보이는 것은 협진체제가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학병원과 같은 규모가 큰 병원은 중환자실에 환자가 입원해도 협진을 요청하면 교수가 의뢰서를 보고 간호사를 거쳐 다른 교수가 보고 처치할 때까지 12∼24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세종병원은 내과, 소아과, 방사선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가 다 모인 자리에서 환자를 진단하기 때문에 1시간 이내로 짧아진다.

또 세종병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여러 후원단체들과 함께 지원하고 있다. 심장병 조기진단과 예방을 위해 무의촌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진료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간 세종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국내외 어린이는 약 1만여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8월13일에는 1999년에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자란 중국 청년이 한국에 감사인사차 방문했다.


박 이사장은 “그 청년이 병원을 찾아 ‘8년 전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다시 한번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고 말할 때 의사로서 뿌듯함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환자들을 꾸준히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