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일본 네트워크 로봇 상용화 바람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28 18:04

수정 2014.11.04 18:39



【도쿄=정상균기자】 28일 ‘도쿄로봇전시회(iREX)’가 개막된 일본 도쿄 국제전시컨벤션센터 ‘빅 사이트(Big Sight)’ 현장. ‘세계 최대 로봇 전시회’란 명성답게 다양하게 전시된 로봇들은 가히 관람객들로 하여금 로봇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하다.

올해로 17번째인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RT(Robot Technology·로봇기술)가 미래를 연다’이다. 한국을 비롯해 11개국의 199개 로봇회사가 1071개 부스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서비스 로봇과 산업용 로봇으로 나뉘어 열리는 2만4000㎡ 크기의 전시장에는 전세계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도쿄만을 연결하는 6량의 지상모노레일은 전시회장 옆을 통과하면서 쉴새없이 관람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주최측에선 4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12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다.


■더 지능화된 서비스로봇 상용화에 초점

올해 i-REX에 전시된 로봇은 예전보다 훨씬 지능화된 게 특징. 또 로봇이 더 많은 일을 도울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가 확대된 게 핵심 트렌드다.

한국에서 네트워크로봇(u-로봇)이 서비스로봇으로 상용화되고 있는 것처럼 일본도 네트워크망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이 대거 시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용성이 없는 휴머노이드(두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는 이번 전시장에선 볼 수 없었다. 일본도 로봇 개발의 중심이 인간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모델이 될 만한 서비스로봇으로 이동 중이다.

iREX 전시회장에는 회사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후지쯔, 산요, 후지중공업, 도요타, 니콘 등 일본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서비스 및 산업용로봇들을 전시하고 있다.

글로벌 PC업체인 후지쯔는 쇼핑도우미로봇 ‘에논(ENON)’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지난 2005년 9월 처음 세상에 나온 후 지난 5월엔 일본 대형 쇼핑몰에서 상용화됐다. 네트워크와 연결된 이 로봇은 쇼핑몰, 레스토랑 등 서비스되는 장소에 따라 콘텐츠만 바꾸면 서비스 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KT와 ED 등이 손잡고 상용화를 준비 중인 외식안내도우미로봇과 아주 흡사하다.

로봇개발 및 기획을 총괄한 후지쯔연구소 간다 신지 책임연구원은 “사실 서비스로봇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아직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후지쯔가 PC회사인 만큼 연계된 로봇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다씨는 “한국 로봇기술을 높이 평가하지만 아직은 일본이 우위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네트워크로봇은 일본과 비슷한 로봇이 많다. 한국에서 독자개발한 로봇이 나온다면 일본도 자극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쓰바루(SUBARU)’라는 브랜드의 일본 자동차회사인 후지중공업은 빌딩용 대형 청소로봇과 지뢰탐지용 로봇으로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다케나카 후지중공업 고문(전 사장)은 “그동안 일본 업체들은 두발로 걷는 로봇을 개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제는 로봇이 인간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휴대폰 제어 로봇 소프트웨어를 새로 선보였다. 휴대폰으로 집 안에 있는 로봇을 이용해 홀로 있는 노인이나 아이들을 원격에서 볼 수 있는 에플리케이션 ‘R2C-유닛’을 직접 시연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한국로봇,일본로봇과 어깨 나란히

유진로봇, 로보티즈 등 12개 로봇업체가 참여한 ‘한국전시관’에도 일본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디, 로보테크, 에이스로봇, 마이크로로봇, 그랜드포트, 한울로보틱스, 서보산전 등이 참여해 일본시장에 서비스로봇 등을 알리고 있다.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아이클레보’를, ED는 내년에 상용화되는 외식도우미로봇을 선보였다. 마이크로로봇은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휴대폰 원격제어 보안청소로봇 로봇캠으로 일본 관람객 및 해외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노메탈이지로봇은 감성로봇형 ‘넷토이’ 등을 소개했다.

하기소닉은 모바일로봇용 초음파센서, 위치인식 센서 등 핵심부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회사 김병극 사장은 이날 “일본은 로봇부품을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기술의 깊이가 있다.
일본에 물건을 팔려고만 하지 말고 일본 기업들과의 기술협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kjung@fnnews.com

■사진설명=세계 최대 로봇 전시회인 '도쿄로봇전시회(iREX)'가 28일 도쿄 국제전시컨벤션센터 '빅 사이트'에서 'RT(Robot Technology·로봇기술)가 미래를 연다'라는 주제로 개막됐다.
유진로봇, ED 등 12개 한국로봇업체들이 참여한 '한국전시관'에도 일본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