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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업계 ‘치킨 게임’ 벗어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31 21:46

수정 2014.11.07 09:37

1년여의 메모리가격 급락세 속에서 자동차가 마주보면서 돌진하는 ‘치킨 게임’을 거듭해오던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 마련에 뒤늦게 발버둥치고 있다.

메모리가격의 극심한 하락에 견디다 못한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이 올 들어 메모리 설비투자 축소, 생산량 조절, 가격 인상 등 ‘백기’성 자구책을 울며겨자먹기로 강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반도체시황이 2·4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그간 반도체업체들은 설비투자와 공급량 확대 등 과열경쟁을 지속하는 일명 ‘치킨게임’을 통해 최악의 반도체 시황악화를 자초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6달러대였던 DDR2 512메가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0.91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4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하이닉스와 엘피다, 키몬다, 마이크론, 난야 등 국내외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더 이상 치킨 게임은 없다

‘매 앞엔 장사가 없듯’ 반도체 업체들도 끝없는 메모리가격 하락에 장기간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은 올 들어 ‘치킨 게임’에서 생존을 위한 ‘생존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중 일본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엘피다가 가장 눈길을 끌고 있다.

엘피다는 지난달 31일 별안간 PC 제조업체들에 대한 반도체 공급 가격을 다음달부터 20% 인상하겠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반도체 공급 가격이 통상 PC 제조업체와의 협상을 거쳐 정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발표다. 이는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반도체 가격의 극심한 하락을 견디다 못한 엘피다가 일방적인 가격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됐다.

대만의 프로모스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67%나 축소시킨다는 구상이다. 독일 키몬다의 경우 올해 설비투자를 44% 축소하려는 움직임이다.

하이닉스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1조원가량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종갑 사장은 “올해 설비투자를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가져가겠다”면서 설비투자 축소를 시사했다.

이외에 성전자는 특검 여파로 인해 올해 설비투자를 뚜렷하게 확정하지도 못한 상태다.

■CEO도 생존 마케팅에 동분서주

글로벌 반도체 분야 빅2인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과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도 최악의 반도체시황을 극복하기 위한 ‘생존 마케팅’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월드 와이드 마케팅 미팅’을 지난 3월 말 3째주 경기 이천 공장에서 가졌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경기 이천에서 김종갑 사장을 비롯해 연구 개발 및 생산직 임직원들이 글로벌 판매법인의 임직원들과 함께 모여 전략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하이닉스 김 사장은 이번 미팅에서 해외 판매법인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특별 대책을 함께 논의했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는 하이닉스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메모리가격 저조세가 1년째 계속됨에 따라 부담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삼성 특검’ 조사로 인한 출입국 금지에서 벗어난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최근 고객이나 경쟁사와 관련된 활동이 부쩍 늘었다.


황 사장은 지난달 윤종용 부회장까지 대동하고 지난달 중순 미국 주요 고객사인 델 컴퓨터의 창업주이자 대표인 마이클 델 회장을 만났다.

/hwyang@fnnews.com양형욱 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