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식품안전 결론은 ‘콜드체인’/배상원 aT물류지원부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4.02 16:45

수정 2014.11.07 09:28

최근 미국 선수단이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때 자국 선수단에 공급할 식품을 직접 공수하겠다고 하자 중국의 반발로 미국이 공수계획을 철회하면서 분란이 일단 마무리됐다.

또 일본과 식품 안전성 분쟁 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물류업계를 중심으로 전면적인 물류체계 정비, 특히 ‘콜드체인’의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콜드체인 시스템은 전 유통과정에서 농산물의 신선도 유지에 알맞은 저온상태로 일관되게 관리해 생산 당시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유통 방법이다.

중국은 지역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식품 운송과정에서 신선도 및 안전성을 지킬 수 있는 관리가 중요하고 따라서 현재 의약품 등 일부 품목의 운송에만 적용되고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신선농산물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의 안전성을 위해 콜드체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브로콜리를 10도에 4일 보관했을 때 검출된 대장균의 수가 4에서 보관했을 때보다 약 4.6배 높게 나왔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의 온도를 낮춰주면 농산물의 생리적 대사활동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활성도도 낮아져 농산물의 부패 발생률이 감소하게 된다. 또 0도에 저장한 과일은 10도에 저장한 과일에 비해 부패발생률이 4분의 1 정도에 그쳤다.

국내에서도 2006년 위탁급식을 한 학교의 단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일련의 사건 이후 안전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콜드체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유통관계자를 중심으로 많이 확산됐지만 실제 유통과정을 보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콜드체인, 즉 연결고리란 용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콜드체인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정한 온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냉동가공품, 축산물 등 품목별로 적용 방법을 조금씩 달리해야 하는데 신선농산물의 경우 수확 후 급속히 품질의 온도를 떨어뜨려(이하 ‘예냉’) 바로 혹은 저온저장고에 일시 보관한 후 냉장차로 운송하게 된다.

이렇게 소비지에 도착한 농산물은 낮은 온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저온진열대 등의 판매 공간에 옮겨져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돼 수확 후의 품질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으며 안전성 또한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산지에서 예냉되는 비율이 약 2%(전체 기준), 저온 농산물을 냉장차로 운송하는 비율도 27.8%(규모화된 산지유통조직 74개 기준)로 대부분이 상온에서 유통되고 있다.

일부 단계에서 저온 유통된다 해도 산지에서만 저온 저장된 후 소비지에서는 상온으로 방치되거나 산지에서는 예냉 등의 온도관리를 하지 않다가 대형 유통업체 판매장에서 진열될 때만 낮은 온도가 유지되는 등 단속적으로 이루어질 뿐이어서 그 효과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농업정책의 일환으로 저온 유통체계 구축사업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산지에 예냉기와 저온선별장 등 저온유통시설과 저온차량이 지원되고 도매시장에도 저온경매장이 설치될 예정이다. 또 시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저온유통시설에 대한 기술지원도 병행해 이뤄진다.


아울러 저온유통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를 높이는 홍보를 실시해 소비자 스스로 ‘예냉’을 거친 농산물을 선호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키로 했으며 이 일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현재 11%인 저온유통비율(규모화된 산지유통조직을 통해 출하되는 예냉물량 기준)을 2017년까지 26%로 확대하는 등 국내 콜드체인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 미국, 중국과 일본 등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중요한 외교상의 이슈가 될 만큼 부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학교급식 위생관련 사고 등으로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식품 안전을 위한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과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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