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우리 고장만 통하는 ‘지역화폐’ 있었네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27 17:38

수정 2014.11.06 09:20



“빌려도 이자가 붙지 않는 돈, 쓸 수록 실업자, 저소득층, 지역 경제 등을 살리는 돈이 없을까.”

지역화폐운동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율적인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인플레이션 위험 고조에 따른 자본, 노동력, 기업 등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경제적 소외권이 생겨나면서 국내 지방경제권에서 시범적으로 지역통화운동이 벌어지는 것이다.

통상 지역화폐는 법정통화와 달리 사용해도 이자가 붙지 않고 지역안에서만 유통되며 지역내 문화, 교육, 생활용품, 복지서비스 등과 교환이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자본의 선순환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6개 지역서 지역통화가 활성화 되고 있다.

대전시의 ‘한밭레츠’, 과천시의 ‘과천품앗이’, 서울 송파구의 ‘송파품앗이’, 경기 안산시 고잔1동의 ‘고잔품앗이’, 광명시의 ‘광명그루’, 대구,경북의 ‘늘품’이 그 사례다.

한밭레츠는 지난 2000년 시작돼 국내 최대 지역통화운동으로 현재 600여명의 회원이 2007년 말 7500여건의 물품과 서비스를 교환해 총 1억4200만원어치의 거래가 이뤄졌다.
레츠(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는 ‘지역교환거래체계’란 뜻이다.

여기서 쓰는 화폐 단위는 ‘두루’로 ‘1000두루=1000원’의 가치를 가지며 화폐는 직접 발행하지는 않고 거래소의 계정을 통해 물품이나 서비스를 교환하는 구조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통화는 불황기의 화폐 부족과 고실업 문제를 해결해 주며 글로벌시장의 투기와 머니게임으로부터 지역경제를 분리해 자율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기반을 구축해 준다”며 지역통화의 장점을 말했다.

실제 지역통화는 지역내 회원간 신뢰를 바탕으로 ‘신용’이 거래돼 부실위험이 없고 지역에 구매력을 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실질가치와 교환이 빨리 되며 각종 복지사업에 유용하게 쓰이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밭레츠 안에 80여 회원업체는 의료, 농산물, 자원활동, 후원활동 및 어린이 봐주기와 과외, 대체의료 등 지역 경제와 지역 복지여건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품앗이는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의 분야별 수급을 맞추기 위해 시작됐고 현재 ‘송파머니’란 화폐를 통해 회원간 신뢰를 바탕으로 생활강좌, 집수리, 자녀교육, 재활용, 가정도우미 등을 거래하고 있다. 이 밖에 고잔머니도 회원간 물품, 음식, 옷수선, 도배를 거래하며 광명 그루도 각종 지역가맹점에서 ‘1그루=1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미국 뉴욕주 이타카시에서는 서비스 한 시간당 노동단위를 기준으로 하는 ‘1아워즈(10달러)’란 지역화폐 등이 활성화돼 지역사회단체에 보조금으로 지급되거나 무이자 대출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 밖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00여개 정도의 지역화폐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한편 지역화폐로 발전하기 전 단계인 지역상품권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 용인신협은 4년째 용인사랑 재래시장 상품권을 판매해 지난 4월 현재 총 6억1000만원 수준의 상품권이 판매됐다. 대중화된 이 상품권은 현재 가맹점만 약국, 병·의원, 금은방, 제과점, 의류점, 정육점, 식품점 등 250개다.
경기 이천신협도 지역상품권을 지난해 11월부터 발행해 약 6800만원이 팔렸다. 또 650개의 상점이 가맹점으로 가입해 있다.


이천신협 이현수 과장은 “상품권 발행은 인근 재래시장의 장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상품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카드결제에 비해 낮은 수수료와 환금성으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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