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닥터아이비의 쿨쿨 건강] 코골이는 건강 적신호,무호흡증 이르면 위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04 18:17

수정 2014.11.06 07:44



영어로 ‘sound sleep(숙면)’이라는 관용어가 있다. 여기에서 ‘sound’는 ‘소리’라는 명사가 아닌 ‘소리 나는, 정상적인, 건전한’이라는 형용사다. 잠자는데 무슨 소리가 나겠는가. 이렇듯 코를 골고 곤히 자는 잠은 동서양의 고금을 막론하고 숙면으로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sound sleep’은 이제 ‘위험한 수면’이라는 의미로 바뀌어야 마땅할 것 같다.

인간의 호흡이란 횡격막이 아래로 처지면서 흉강의 용적을 늘려서 음압을 발생시키고 폐가 이 음압에 의해 팽창하면서 공기를 코로 빨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콧구멍에서 하기도까지 막힌 곳이 없다면 코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가 휘파람을 불 때 입술을 넓히면 아무 소리도 안 나지만 입술을 좁히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목젖부위나 혀뿌리, 편도, 아데노이드 등 인두부위의 연조직 등 숨이 지나가는 기도에 좁아진 부위가 있으면 이곳을 지나는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서 연한 부위가 진동할 경우에 코골이가 발생한다. 또 기도가 완전히 폐쇄될 경우에는 무호흡이 발생된다.

따라서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기도 주위에 살이 찌고 연조직에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젊을 때 없던 코골이가 나타나기도 하고 이미 있었던 코골이는 더 심해지게 된다. 한마디로 기도가 좁아지면 코골이가 일어나고 더 좁아져 막히게 되면 무호흡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무호흡이란 수면 중에 호흡이 완전히 정지된 상태가 10초 이상 지속된 경우를 말하며 저호흡이란 호흡기류가 50% 미만으로 감소된 상태가 10초 이상인 경우라고 정의했다.

수면무호흡증이란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한 시간에 5회 이상 발생되는 상태 또는 7시간 동안 30회 이상인 경우라 정의하고 있다.

무호흡으로 호흡이 멈추는 시간은 긴 경우 1분을 넘긴다. 일반인이 낮 시간에 1분 정도는 둘째치고 단 10초만 숨을 멈추라고 해도 가슴이 답답해질 것이다. 수면 중에 호흡을 멈추는 현상이 잦을수록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다른 신체기관의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다음 기회에 설명하겠지만 수면은 그 깊이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4단계로 갈수록 수면의 질이 좋고 깊다. 그런데 코골이는 수면의 어느 단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데 특히 깊은 수면단계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수면이 자주 끊기게 되는 것이니 진정한 휴식의 시간이 되어야 할 수면이 박탈되는 것이다.

음주 후 밤늦게 귀가한 남편이 만약 신나게 코를 골고 잔다면 얄미워하지만 말고 수면전문병원을 찾아 수면검사와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난 독자들이라면 이제는 ‘Have a sound sleep!’이라는 작별인사를 듣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여의도 아이비이비인후과 양시창 원장(www.doctor-iv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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