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사진)“KOREA가 북한?” MS 번역기 성능 ‘빈축’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1 15:00

수정 2014.11.06 01:24


(라이브 번역기 사진 화상에/지면은 삽화 가능하면 부디.../굽실)

‘코리아(KOREA)’가 북한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번역서비스 ‘윈도 라이브 번역기(http://www.windowslivetranslator.com)’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번역 수준으로 인해 누리꾼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다. 윈도 라이브 번역기는 MS의 독자 기술 ‘마이크로소프트 트랜슬레이터’가 적용된 첫 번역서비스다.

그러나 정작 새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번역기의 성능은 누리꾼들의 기대 수준과는 상당히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에 있는 ‘I am a boy(나는 소년입니다)’라는 기본적인 문장을 번역기에 입력한 후 해석 버튼을 누르면 ‘있는 boy 저는’이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 더구나 ‘I love Korea(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라고 입력하면 ‘북한이 들어요’라는 비정상적인 해석이 나온다. 고유명사인 영국의 수도 ‘london(런던)’의 경우 엉뚱한 ‘시흥시’가 나왔다.


더구나 사전적 의미와는 전혀 다른 해석이 출력되는 등 기본적인 단어 번역에 오류가 있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을 뜻하는 영단어인 ‘Korea Development Bank’를 한국어로 번역할 경우 ‘북한 개발 은행’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또 북쪽을 뜻하는 영단어인 ‘north’를 입력한 결과는 ‘동쪽’. 남쪽인 ‘south’는 ‘서쪽’이라는 번역결과가 나와 충격을 줬다.

심지어 영어단어 번역이 다른 영어단어로 연결되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Miserable’이라는 한 블로거는 “소녀를 뜻하는 ‘girl’을 입력하면 라이브 번역기는 한글 해석이 아닌 ‘cool(시원하다)’로, ‘sexy(섹시하다)’를 번역하면 ‘girl’이라는 영문이 튀어나온다”면서 “번역기가 정상적인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윈도 라이브 번역기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이번에 추가한 메신저용 번역서비스 ‘티봇’의 성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봇’은 이메일 주소(mtbot@hotmail.com)를 MSN 메신저에 친구 등록하고 채팅하듯 말을 걸면, 자신이 입력한 문장을 선택한 언어로 바로 번역해 주는 서비스다. 그러나 티봇을 메신저에 추가해 테스트했지만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맞는 번역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번역기의 수준이 형편없다”며 “아무리 무료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단어 해석마저 틀린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crusader78’이라는 누리꾼은 “잘못된 번역을 신고하는 링크가 있지만 누리꾼들이 베타테스터도 아니고 일일이 신고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신기술을 적용했으면 다른 번역 엔진보다 성능이 좋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gotohell81’이라는 누리꾼은 “영어도 모르는 사람이 이 번역기를 돌릴 경우 진짜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MS의 빠른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한국어 번역 서비스는 아직까지 테스팅 중이라 번역의 질이 낮을 수 있다”면서 “현재 윈도 라이브 번역기 서비스는 본사에서 론칭한 서비스이며 한국 MS에서는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본사에 시급히 수정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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