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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때문에’..확실해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을 의심한다. 하지만 빈혈은 어지럼증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귀 안의 전전기능 장애를 비롯, 소뇌 또는 뇌간에 이상이 있을 때, 그리고 뇌 혈류의 순간적인 감소 등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 환자는 빈혈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빈혈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요

빈혈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적혈구를 만들어 내는 골수성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재생불량성 빈혈’을 비롯, 철 결핍성 빈혈, 비타민 B12결핍성 등과 같이 적혈구를 만드는 재료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빈혈도 있다. 또 적혈구가 과다하게 파괴되어 생기는 용혈성 빈혈, 그리고 출혈로 인한 적혈구 소실에 의한 빈혈도 있다.

빈혈의 증상도 다양하다. △운동 시 호흡곤란 △심장 박동수 증가 △정력 감소 △실신 △어지럼증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저혈압, 미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피부가 창백하거나 노랗게 보일 수 있다. 사지의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손발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윤휘중 교수는 8일 “특히 뇌로 가는 혈액에 산소와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갑자기 마비와 같은 신경증상이 있을 수 있다”며 “어떤 원인에 의해 빈혈이 발생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빈혈이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빈혈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빈혈인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혈은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으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

빈혈은 원인을 밝혀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혈의 원인은 혈액검사만으로 밝혀지기도 하나 경우에 따라 골수검사 등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특수 검사들이 필요하다.

철결핍성 빈혈은 일반 의사의 진료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빈혈은 혈액학을 전공한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

빈혈이 있다고 무조건 수혈하거나 원인에 대한 정확한 검사 없이 빈혈에 좋은 약만 먹는 것도 위험하다. 보통 환자들은 어지러우면 빈혈이라고 생각하고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약국에서 빈혈약(경구용 철분제)을 복용한다.

철결핍성 빈혈은 약을 복용하며 대개 호전된다. 하지만 철분 결핍의 소화성 궤양, 자궁근종 등 만성적인 철분 소실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위내시경, 산부인과 진료, 외과 진료 등이 동반돼야 한다.

만약 대장암의 만성 출혈로 철결핍성 빈혈이 생긴 경우 검사를 하지 않고 철분 보충만으로 치료하면 당장은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빨리 치료해야 하는 대장암 진단은 늦어진다.

윤 교수는 “철 결핍성 빈혈의 원인이 아닌 데도 철분제를 먹어서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며 “평소 건강하다면 철분제를 섭취해도 이상이 없지만 철분을 축적시키는 질환이 있거나 피를 만들지 못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골수 검사로 빈혈 원인 파악해야

빈혈이 의심스러운 환자는 먼저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여부를 검사한다. 하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정밀한 혈액 검사와 필요시엔 골수 검사를 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는 “환자들은 골수 검사를 할 때 골수를 척추에서 뽑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믿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하지만 골수는 척추에서 뽑지 않고 엉덩이 뼈에서 주로 뽑기 때문에 다소 굵은 바늘로 엉덩이에 주사를 맞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엉덩이 뼈는 신경이나 혈관이 비교적 적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또 검사하기 전에 빈혈이 있다고 먼저 수혈을 하거나 빈혈약(경구용 철분제)을 복용하는 것은 빈혈의 원인을 감추어 버리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지연시킬 수 있다.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해야 한다.
특히 계란, 생선, 우유, 콩, 녹황색 야채, 과일, 해조류 등 조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도움말: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윤휘중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철원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용어설명/빈혈=순환혈액 내 적혈구수, 혈색소량 또는 적혈구 용적률(헤마토크리트)이 정상 이하로 감소된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혈색소량이 성인 남자는 13g/㎗ 이하, 성인 여자는 12g/㎗ 이하일 때 빈혈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