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피라미드 업체의 취업을 미끼로 한 ‘대학생 다단계’가 여전히 성행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시민단체, 대학생까지 ‘대학생 다단계’ 근절에 직접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생 다단계’는 대학생 등 20대 초반 젊은층에 합숙을 강요하고 학자금 대출을 알선, 물품을 구매토록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로 인해 ‘일확천금’의 꿈을 좇는 대학생들이 늘면서 일부 학생은 학자금이나 생활비는 물론 카드 빚, 심지어 사채에까지 손을 댔다가 결국 빚 때문에 학교를 포기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전방위 ‘대학생 다단계’ 근절 노력
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대학생 불법 피라미드 피해를 막기 위해 소책자 및 리플릿을 제작, 전국 주요 대학 등에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국직접판매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책자 2만2000부를 전국 소재 56개 대학과 전국 16개 시·도, 239개 시·군·구, 16개 소비자단체 등에 배포했다.
특히 사회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를 삽입해 △고수익 보장 아르바이트 △병역특례 취업 △학자금 대출 등 대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피해 유형과 예방 및 대처 요령을 상세히 소개했다. 또 ‘불법 피라미드 예방을 위한 6대 수칙’을 수록해 실질적인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여기에 서울YMCA도 지난달 26일 ‘대학생소비자 피해예방 가이드북-대학생활 필수비타민 이것만은 알고가자!’를 발간, 전국 370여개 대학의 학생처와 총학생회 등에 배포했다.
가이드북에는 과외알선사기, 아르바이트, 대부업, 불법 다단계판매, 방문판매 등 대학생활에서 자주 겪는 5가지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대처방안이 실려 있다.
이와 함께 서울YMCA는 이를 ‘E-book’으로 제작, 대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해 줄 것과 학생들에게 메일로 발송해 줄 것을 각 대학에 요청했다.
대학생들도 ‘대학생 다단계’ 근절에 직접 나섰다.
선문대학교 대학생 특수거래 피해 연구 동아리인 ‘대학생 소비자 피해 연구회’(지도교수 김홍석)는 지난달 28일 창립총회를 갖고 다단계, 방문판매, 통신판매 등 특수판매 정보에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연구회는 특수판매 관련 교육 및 피해사례 연구, 피해 방지를 위한 홍보활동 및 세미나 등의 활동을 펼치고 앞으로 타 대학과 연계해 전국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김홍석 교수는 “‘대학생 다단계’로 일단 피해를 입으면 극복이 힘든 만큼 ‘대학생 다단계’는 피해예방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타 대학 및 정부기관의 협조를 통해 연구회 활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대학생 참여 이벤트로 이미지 개선에 주력
직접판매 업계는 업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대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을 잇따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생을 회사로 초청, 업계를 바르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이미지 개선은 물론 젊은 고객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특히 장학금과 현장경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대학생들의 넘치는 끼와 크리에이티브를 펼칠 수 있는 손수제작물(UCC)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웰빙, 자연, 운동, 건강 및 뉴트리라이트 브랜드와 관련된 재미있고 창의적인 주제라면 참여가 가능하다.
하이리빙도 대학생을 대상으로 ‘엔트리 슬림어필 발열 다이어트 체험단’을 모집한다. 이번 행사는 오는 8월 13일까지 엔트리 슬림어필을 8주간 무료 체험하고 이후 엔트리 슬림어필 체험기를 등록하는 이벤트다.
앤알커뮤니케이션과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생들을 회사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며 상당수 다단계 업체는 사내 자체 규정을 통해 대학생 등 부적격 사업자에 대해 자진탈퇴를 유도하거나 강제퇴출하는 등 ‘대학생 다단계’ 피해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지난 3일 다단계 업체 머플 대표 김모씨(49)를 방문판매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 2002년 7월부터 최근까지 8297명을 다단계 판매원으로 가입시킨 뒤 화장품과 액세서리 등 250억원 상당의 물품을 판매했다.
또한 이 업체는 대학생 등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층에게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고 접근해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250억원의 물품을 판매했으며 일부 회원에게 대부업체 대출을 알선해 그 명목으로 약 4억2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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