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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 안전,우리가 지킨다”] ② 문제는 뭔가



#사례 1=지난 3월 9일 필리핀으로 출국한 장모씨(50) 가족들은 “아버지를 납치하고 있으니 돈을 보내라”는 협박성 전화를 받고 한국 경찰에 신고했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의 경찰주재관이 현지 납치전담팀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용의자 인적사항이 확인됐는데도 사전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아 수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사례 2=지난 2006년 11월 9일 남태평양 서부 피지 나부아지역 숲에서 원모씨(78·여)와 이모씨(52) 등 한국인 모자(母子) 사체가 발견됐다. 피지경찰에 의해 한국인 이웃 주민이 용의자로 지목됐고 용의자는 한국으로 입국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사망자 계좌에서 3억60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을 밝혀내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사기 등 혐의로 입건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살인죄를 적용하지 못했다.

#사례 3=지난 2007년 7월 19일 경기 분당 샘물교회 목사와 봉사단 23명이 단기선교 활동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아프간 남부 가즈니주 도로에서 무장 단체 탈레반에 의해 납치됐다. 피랍 7일째 배형규 목사가, 12일째에는 심성민씨가 살해돼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정부와 탈레반 간의 끈질긴 협상 끝에 같은 해 8월 30일 생존 인질 21명은 피랍 42일 만에 석방됐다.

사례 1은 한국과 필리핀의 법률 체계가 달라 사건 해결이 늦어지는 경우다. 국가 간 법체계 차이는 원활한 공조수사에 장애요인이 된다. 따라서 국가별 형사·사법체계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며 이들 전문가를 통해 한국민 상대 범죄 발생 때 효율적인 수사 공조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경찰은 지적한다.

사례 2는 시간적·장소적 한계로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당 수사기관과 수사약정을 통해 사건·사고 발생 때 한국 경찰이 현지에 진출, 수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내부적으로도 해외 사건·사고 전담 수사관 교육이 절실하다. 한국 경찰을 현지에 파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사례 3은 위험 발생이 예견되는 지역에 우리 국민의 여행을 제한할 수 있는 강제적 수단이 없어 발생한 사건.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는 여권법을 개정, 지난 2007년 8월 7일자로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한 이라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3개국을 정부 허가 없이 방문할 경우 형사고발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무단으로 해당국가에 입국할 경우 실질적인 차단책이 없는 게 현실이어서 재외국민보호법 제정 등을 통해 입국을 규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경찰청은 현재 25개국 42개 공관에 50명의 경찰주재관을 파견, 재외국민 보호활동 및 현지 경찰과 공조업무를 수행 중이지만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적정 인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특히 테러사건이 빈발하는 중동지역이나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는 동유럽지역의 경우 단 1곳에도 파견되지 않아 한국민 대상 사건·사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