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M&A 전쟁’ 시작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23 20:25

수정 2009.07.23 20:25



지난 22일 금산분리 완화가 골자인 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각종 인수합병(M&A) 등 금융권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일명 금융권과 산업권간의 자금 연결통로가 완성됨에 따라 금융권 빅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자사주, 유상증자 등 M&A에 사용될 최소한의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은행자본에 산업자본이 더해지면 금융권 M&A시장 분위기는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기업은행 민영화, 외환은행 인수전, 삼성·한화·SK 등 산업자본의 이동 등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고 나면 금융권간 인수합병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은행권의 전면적인 개편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권마다 인수합병 시나리오 작성 등 준비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2조5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줄여 유상증자했던 KB금융지주는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섰다. 여기에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사주 2조원도 M&A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해 절대적 강자로 부상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여러 차례 밝혔던 메가뱅크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영화 작업이 진행 중인 우리은행 매각도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 2007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매각하기로 결정된 소수 지분(7%)을 인수할 국내자본이 누가 될지에 따라 지각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곳은 ‘소버린 웰스 펀드(SWF)’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번 법안 통과로 산업자본의 수혈이 이뤄지면 민영화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또 농협도 신용·경제사업 분리와 함께 신용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접촉을 벌이고 있다.

비은행 금융지주사들의 움직임도 관건이다. 이미 삼성금융그룹은 생명-화재를 묶거나 증권 중심 위주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제일화재와 한화손보간 통합작업을 준비 중인 한화그룹도 대한생명 중심의 지주사 전환을, 동부그룹과 흥국금융그룹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분사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카드업계도 농협의 독자 브랜드 출범, ‘하나-SK’의 제휴, 또 ‘우리-KT’의 사업파트너 전망 등 다양한 지각변동의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하나금융도 적당한 물건이 나오면 추가자금 확보를 통해 몸집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 등 자금도 2조원대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융지주회사법 통과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곳은 하나금융지주로 여타 은행 대비 시가 총액 규모가 크지 않아 대규모 투자가 용이한 데다 대주주 지분이 낮아 지분한도 상향 이후 사실상 M&A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SK는 하나은행에서 분사되는 하나카드에 대한 지분출자를 통해 금융업에 대한 욕심을 내고 있고 하나은행도 이를 통해 빅3의 리딩뱅크 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KB-외환’ ‘우리-하나’ ‘기업-우체국금융’ ‘농협-외환’ ‘산업-외환’ ‘산업-우리-기업’등 갖가지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시장에서의 핵심은 외환은행을 누가 인수하느냐에있으며 이에 따라 초반 주도권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toadk@fnnews.com 김주형 안대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