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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스마트폰 데이터통신? ‘요금 폭탄’ 주의보

자동 로밍되는 스마트폰을 들고 상하이로 출장을 간 김나래(28·가명)씨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행선지를 찾기 위해 데이터 통신을 이용했다. 몇 시간 후 김씨는 ‘데이터 로밍 요금이 10만원을 초과하셨습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고작 8메가바이트(MB)를 사용한 그에게 청구된 요금은 12만 406원.

김씨는 귀국 직후 이동통신사측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과금 부분은 정상이지만 얼마간 할인해주겠다”는 선심성 답변을 들었을 뿐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해외 데이터통신 요금을 알지 못하고 사용하다 ‘요금 폭탄’을 맞은 고객들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들의 데이터 통신 비중이 커지면서다. 국내의 정액요금제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해외에서 무심코 이를 사용하다 수십만 원의 데이터 요금을 물게 되는 경우다.

해외 로밍시 음성발신요금이나 SMS 메시지 요금이 비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데이터 통신의 경우엔 나라마다 달라 정확한 요금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체코처럼 KB당 요금이 1원인 저렴한 곳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다. 대부분의 국가에선 KB당 10원이 훌쩍 넘어간다.

KT 로밍시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프랑스는 KB당 31원으로 1MB(1024KB)를 쓸 경우 무려 3만 1744원의 ‘요금 폭탄’이 날아든다. KT는 국내에서 데이터 정액 요금으로 1MB당 최대 50원을 데이터요금으로 책정하고 있다.

SKT는 지난 2008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통사와 협약을 맺고 한 달 동안 해외서 각각 1만원과 3만원, 6만원만 내면 데이터 요금 5만원과 15만원, 40만원 가량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브리지 데이터로밍요금’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대만과 마카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등 8개국에서만 사용 가능한 이용제인데다 KB당 최저 9원에서 최대 16원까지의 요금이 책정돼 싼 편은 아니다.

6만원을 낼 경우 가장 저렴한 싱가폴(9원)에선 43MB, 중국이나 마카오(16원)에서는 24MB 가량의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지만 1만원을 낼 경우 불과 3MB∼6MB의 데이터만 사용 가능한 셈이다.

그렇지만 ‘요금이 비싸다’며 불만의 대상이 되는 이통사 측에서도 데이터 로밍은 속만 태우는 ‘계륵’이나 마찬가지다. 해외 로밍 상태에서 부과되는 데이터 요금의 경우 대부분 현지 망 접속에 대한 접속비 명목으로 제휴업체가 챙겨가는 만큼 국내 이통사측에서는 거의 이문이 남지 않기 때문.

이통사 관계자는 “고객 불만이 많은데다 환율 리스크를 따지면 이득이 거의 남지 않는 장사”라며 “그렇다고 데이터 로밍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하소연했다.

사실상 이같은 요금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선 이용자들이 해외데이터 로밍차단을 고객센터에 요청하거나 스스로 과다한 이용을 자제하는 수밖에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연말연시 해외 여행객이 많아짐에 따라 KT는 부랴부랴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쇼 홈페이지에 ‘데이터로밍요금 안내’ 팝업창을 띄웠다. “국내에서 가입한 월정액 요금이나 패키지에 포함된 무료 무선 인터넷 사용량이 해외 로밍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해외 로밍시 데이터통신요금이 과다하게 청구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SK텔레콤은 해외 로밍 고객에게 해당 국가에서의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경우 문자메시지(SMS)를 보내 패킷(0.5KB)당 요금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