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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自助보다 아름다운 共助/박하나기자

새뮤얼 스마일스의 '자조론(自助論)'은 자기 계발의 금과옥조로 불린다. 60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책의 주제는 결국 하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 명제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 전체는 알아서 잘 굴러간다'는 결론에까지 이른다. 국민 모두가 제 밥벌이를 해낼 수준에 이르면 국가는 절로 부자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곱씹어보면 '환경을 탓하지 말고 자기부터 돌아보라'는 냉정함도 담겨 있다.

'자조론'을 현실에 대입하면 이렇다. 작은 구멍가게 옆에 대형 마트가 들어섰다. 파격적인 할인 때문에 손님들은 모두 대형 마트로 몰렸다. 구멍가게 주인은 어떻게 해야할까. 대형마트 앞에 팻말을 들고 나가 1인 시위를 해야할까. 아니면 더 일찍 출근하고 예전보다 친절하게 손님을 맞아야할까.

'자조론'에 따르면 후자가 맞지만 이건 누가 봐도 뻔한 싸움이다. 몇개월 못가 구멍가게 주인은 나가떨어질 것이고 가게 문을 닫을 것이다. 환경을 탓하지 말라지만 우리는 종종 현실 앞에 무릎을 꿇는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도 그랬다. 인근에 나루터를 둔 이 동네는 한때 꽤 번성했다. 직선 도로가 뚫리자 사람들은 이 작은 마을을 지나쳐갔고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됐다. 몇몇은 야망을 품고 마을을 떠났고 남은 이들은 주저앉아 고향의 쇠락을 지켜봤다.

그러던 차에 한 민간 기업이 이곳에 들어왔다. 한우를 판다더니 몇몇 식당 주인을 구슬러 아예 한우촌을 만들었다. 얼마 뒤부터는 한우를 구입하려는 이들이 몰려들었고 마을은 다시 북적이게 됐다. 백발이 성성한 마을 노인들은 정육점 청년들을 두고 '좋은 사람'이라고 칭하고 인근 식당 주인은 '가게를 접지 않게 돼 고마울 뿐'이라고 말한다.


자조(自助)의 논리를 들이대면 월곶의 쇠퇴는 당연하다. 하지만 공조(共助)는 쓰러진 마을을 일으켜 세웠다. 공조가 자조보다 아름다운 이유다.

/wild@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