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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한라그룹 故 정인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

【헤이허(중국)=조용성기자】중국 헤이룽장성 헤이허시에 위치한 만도 윈터테스트 종합연구센터 정문을 들어서면 운곡(雲谷) 정인영 전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흉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흉상 말고도 연구센터에는 정 전 명예회장의 흔적이 많다. 사무실·회의실·응접실 등에는 그가 친필로 쓴 ‘학여역수행주(學如逆水行舟·배움은 물을 거슬러 항해하는 배와 같다)’라는 휘호가 걸려 있다.

정 전 명예회장은 지난 2006년 별세했지만 그가 보여준 기업가정신과 도전정신으로 아직까지 존재감을 드리우고 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동생인 정 전 명예회장은 1962년 현대양행과 만도기계를 독자적으로 설립해 한라그룹을 창업했다. 이후 1970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현대양행 창원종합기계공장을 건설하며 우리나라의 중공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1980년 정부의 발전설비 통합정책으로 현대양행 창원공장(한국중공업을 거쳐 현재의 두산중공업)을 정부에 넘겨줬고 이후 5공화국 체제에서 현대양행 군포공장과 창원의 중장비공장마저 경영권을 포기하게 됐지만 그는 다른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시 일어섰다.

1989년에 두번째 시련이 닥쳤다. 당시 70세였던 정 전 명예회장에게 뇌졸중이 발병한 것. 재기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는 “병을 이기는 것도 사업”이라며 휠체어를 타고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한라그룹은 1996년 재계 12위까지 올라갔지만 1997년 IMF 구제금융의 한파에 휩쓸려 주력계열사를 매각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룹 전체가 휘청거렸지만 그는 “나에게 좌절은 있을 수 없다”며 한라건설을 중심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직도 우리나라 재계는 그를 ‘오뚝이 기업인’ ‘휠체어 부도옹’이라 칭하며 그의 기업가정신을 높이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