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우리·신한금융이 KB금융 눌렀다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1 05:20

수정 2010.02.10 22:37

지난 2009년 실적에서 금융지주회사 간 리딩뱅크 각축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총자산 면에서, 신한금융지주가 시가총액 면에서 리딩뱅크인 KB금융지주를 모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 금융그룹 소속 은행 중 지난 2008년 순이익이 가장 낮았던 우리은행이 지난해 9538억원의 은행권 최고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또 올 1·4분기 실적은 순이자마진(NIM) 상승과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 경감으로 실적 상향세가 지속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금융사 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은행권 순위 변동 엎치락뒤치락

10일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금융그룹 자산이 318조원으로 KB금융그룹(316조원)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20조4850억원)이 KB금융지주(20조1280억원)를 앞지르기도 하는 등 ‘1위 KB금융지주’의 신화가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KB금융지주는 5398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해 순이익면에선 신한금융지주(1조3053억원), 우리금융지주(1조260억원)에도 뒤처지게 됐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저금리 기조로 인한 상반기 중의 순이자마진 축소로 이자이익이 감소했다”며 “분기실적으로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1559억원, 89.7%)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뒀고 자산 면에서 신한은행을 앞서 2위로 다시 올라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8년 23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같은 기간 국민은행(1조5108억원), 신한은행(1조4467억원)의 5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953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국민은행(6358억원), 신한은행(7487억원), 외환은행(8917억원)을 제쳤다. 우리은행의 자산 역시 238조원으로 증가해 신한은행(233조5000억원)을 앞섰다.

우리은행의 실적 향상 배경에는 서울 잠실 전산센터 매각 이익(1000억원), 현대건설 주식 매각 이익(2000억원) 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비절감 및 영업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각종 특별이익을 낸 배경에는 향후 민영화에 대비해 우리은행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휘 행장의 지난달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따른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4분기 실적 향상 지속 예상

은행권은 1·4분기 실적도 지난해 4·4분기보다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A은행 재무팀장은 “NIM이 지난해 2·4분기 저점을 찍고 건설, 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도 금호 사태가 발생한 4·4분기 이후 점차 줄고 있다”며 “현재로선 추가 손실 요인이 없기 때문에 4·4분기의 실적 향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증권은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은행업은 낮아진 조달 금리로 NIM이 지난 2008년 4·4분기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예대금리차가 빠르게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어 수익 창출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 안대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