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올 1·4분기 중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사업 체결을 기점으로 대주단(자금을 공동으로 빌려주는 금융사협의체)을 구성할 계획이다.
금융회사들이 원전과 관련한 대출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 원전 건립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V)에 돈을 빌려주는 대주단에 참여하는 것이 규모가 가장 크고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은의 대주단 자금 규모는 대략 90억달러로 추정된다. 수은은 SPV 설립을 위해 연내 출자자금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원전지원 금융패키지를 구성하는데 여기에는 SPV에 대한 출자와 직접대출, 대외채무보증과 함께 납품업체에 대한 제작자금 대출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국내 금융회사들이 대주단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이는 거대 장기 금융프로젝트에 참여할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장기간의 공사로 인해 지원해야 할 달러의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해외에서 론(loan)을 일으켰을 때 금리 차를 감당하기 힘든 것도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단기성과를 올려야 하는 국내 은행들의 관행도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신한·우리은행 등이 90년대 중동지역 개발 금융에서 실패한 것도 달러 확보와 금리 차, 공사기간 중 발생했던 외환위기 등의 요인 때문이었다.
그동안 수은과 함께 국내 개발금융 지원을 담당했던 산업은행도 이번 원전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신한, 우리, KB, 하나은행 등도 사실상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급보증 등 보조적인 금융 지원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국내 은행들은 달러 확보, 국제금융시장에서 론을 일으킬 경우 금리 차 등으로 실제 대출에 나서기 어렵다"며 "다만 국내 수주업체들에 대한 선수금, 하자보증, 중도금 등에 따른 지급보증 정도는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원 규모의 시장이 일본 3대 은행이나 프랑스 BNP파리바 등 외자계 금융회사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원전 발주처인 ENEC는 입찰제의 과정을 거쳐 Aon런던과 JLT런던을 보험중개사 후보로 선정했다. 이중 Aon런던의 원보험 인수가 유력한 가운데 재보험자들의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Aon측에서 원보험을 인수하고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재보험 입찰에 부치는 형식이다.
그 중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리더(리딩 재보험자)인 신용등급 AA 이상의 로이드(영국), 뮌헨리(독일), 스위스리(스위스)와 원전수주 경험이 많은 미국계 재보험사가 경합 중이다. 로이드는 신용등급이 A 이상이지만 규모나 보험금 지급능력 등을 인정받아 리더그룹에 속하게 됐다.
규모와 신용등급이 A 이상인 국내 보험사들은 5% 미만의 세컨트 키어그룹에 참여 중이다. 그마나 코리안리는 해외재보험자가 참여하는 기술보험특약을 강점으로 내세워 10%까지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현대, 동부 등 국내사들은 원전수주 등 재보험 인수 경험이 전무해 코리안리와 비슷하게 따라가는 수준으로만 머무르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은 인수 경험이나 보험금 지급능력 등이 세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이번에는 경험을 쌓는 수준에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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