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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서울국제금융포럼] “亞 30억명 인구가 글로벌 성장 뒷받침할 것”

세계적 석학들은 29일 미국과 유럽중심의 세계 경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동감하며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의 경제력이 갈수록 급성장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에서도 위기를 극복하는 탄력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자본력 등 경제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중국 13억, 인도 11억, 동남아시아 6억명 등 아시아 30억명의 인구가 전체 아시아의 향후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기후 떠오르는 아시아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를 주제로 열린 제11회 서울국제금융포럼 3세션에서 이들은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경제가 U자형의 경기회복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급격하지도 않고 신속하고 부드러운 경기회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 세계 경제는 경기성장세가 조금 더디게 이뤄지는 V자형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석학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떠오르는 아시아 경제권에 대한 권고도 쏟아졌다. 아시아 국가들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있지만 언제라도 위기는 다시 찾아올 수 있으므로 아시아 경제권이 찾아올 수 있는 위기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려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스위르겐 로에스너 쾰른대학교 교수는 "아시아권이 적절한 규제를 만들어 놓는다면 경기침체에 깊이 빠지지 않을 뿐더러 경기침체에서도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아시아 경제통합과 관련해 석학들은 유럽연합(EU)처럼 아시아권의 경제통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안병준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아시아 국가들의 국수주의를 극복하지 않으면 협조의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중심권이 동아시아로 서서히 옮겨지면서 경제적인 협력은 늘어났지만 정치적인 협력은 어려운 꿈으로 남아 있다"며 "특히 일본, 중국 등이 어느 정도 정치적 화해를 하지 않는다면 지역 간의 자유무역협정이나 동아시아 공동체 설립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향후 10년도 괜찮다

이날 석학들은 중국의 경기가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향후 2∼3년 안에 중국이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로 부작용이 나타나기는 하겠지만 이런 문제도 중국 경기의 상승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일부에서 중국 정부가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투입한 결과 상업용 및 주택 부동산 시장에서 거품이 일어났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거품이 터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이것이 중국경제의 성장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석학들은 의견을 같이 했다.

중국의 수출이 건재한 데다 내수진작 요소가 창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타오 동 크레디트스위스 AG 아시아 수석경제학자는 "향후 10년 동안 약 5억명의 중국인구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이동은 생활패턴을 바꿔놓을 것이고 이들의 생활패턴 변화가 소비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경제 영향력 갈수록 약해져

중국의 이 같은 선전과 달리 일본경제의 영향력은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21세기의 또 다른 10년을 맞이하고 있는 현재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제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지만 일본경제의 전 세계에 대한 영향력은 지난 15년 동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칼럼니스트는 "일본이 해마다 3%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은 제로금리와 일본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가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인위적인 성장에서 벗어나고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현재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페섹은 "일본은 현재 사회적 안전망 부재와 심각한 고령화, 낮은 출산율 등으로 잠재성장력이 떨어지는데 이런 문제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사진설명=타오 동 크레디트스위스 AG 아시아 수석경제학자(왼쪽 첫번째)가 2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3세션에서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란 주제로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