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스마트 오피스’ 잡아라

KT는 오는 2012년 이 회사 이동형 사무환경(모바일오피스) 서비스의 사용자를 10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임직원 20만명의 삼성그룹 같은 회사 5곳이 모바일오피스를 사용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

KT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하면서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향후 5년간 112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전망이다. 이는 한국의 향후 5년간 이산화탄소 저감목표 대비 1% 수준에 해당한다.

스마트 시장을 공략하는 통신업체들의 최대 '격전지'는 기업시장이다. 기업들의 정보기술(IT) 기반 사무환경에 이동통신 기술을 융합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이동통신사들의 기본전략이다.

■기업시장 '깃발'을 꽂아라

최근 한 이동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 집무실. CEO가 실무책임자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서로 친분이 있는 그룹사의 모바일오피스 도입 건을 다른 통신사가 먼저 낚아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고위 경영진은 물론 CEO까지 대기업 고객을 잡는 데 발 벗고 나서고 있다.

KT, SK텔레콤, 통합LG텔레콤은 올해 일제히 기업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과 목표를 내세우며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KT가 현대중공업에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조선소'를 구축하니 SK텔레콤이 포스코의 공장을 스마트형으로 바꿔주는 식으로 '시소게임'이 한창이다. 지난 1월 통신계열 3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LG텔레콤도 최근 통화요금을 한층 저렴하게 해주는 유·무선 융합(FMC) 서비스를 내놓고 기업시장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스마트 서비스의 도입으로 개인들의 삶이 윤택해지는 것처럼 스마트솔루션과 함께 기업 분야의 효율성도 쑥쑥 높아지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11월 KT와 함께 전국 28개 산하기관, 10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화상회의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3개월 만에 직원 출장비 3억5000여만원이 줄었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12만여㎏이나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모바일오피스 개념을 넘어 모든 업무환경을 유·무선 통신망과 스마트 솔루션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워크포스(Connected Workforce)'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올해 SK그룹사 전체에 이 같은 스마트 사무환경을 적용, 연내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을 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무선통신망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에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니 놀고 있던 와이브로, 무선랜(Wi-Fi) 등이 '쌩쌩' 돌아가면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스마트시장, 한국은 좁다

이동통신사들은 한국을 벗어나 해외사업에 나서면서 글로벌 업체들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KT는 지난 2월 르완다 전국 케이블망 구축사업에 국내 장비업체 4곳과 동반 진출했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현지 통신망 구축에서 1억달러(약 1240억원) 규모의 누적 수주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성장국가에서 무선통신망,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유비쿼터스도시(u시티)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게 KT의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중국, 미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협력체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들어서만 미국 월트디즈니를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사업자들과 손잡고 u시티, 디지털콘텐츠 유통, 통신설비 구축사업 등에 나서고 있다.

한편 기업시장을 놓고 통신업체들이 과도한 경쟁을 벌이면서 일단 헐값으로라도 솔루션을 구축해 놓고 보자는 행태도 나타나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동통신사 실무진의 입에서 "이렇게 가다가 시간이 지나도 남는 게 있을지 의문"이란 말이 나올 정도.

한 IT서비스기업 임원은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스마트 사무환경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쪽에 집중해 사업을 해야 통신업체와 산업 전체가 윈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