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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내 복합단지 개발 러시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22 17:31

수정 2010.07.22 17:31

서울지역 대학교를 중심으로 캠퍼스 부지 일부에 민자유치 등을 통해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례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신도시나 도심의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높은 땅값 부담 때문에 줄줄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는 것과 달리 대학 캠퍼스 부지의 경우 일단 땅값 부담이 없는 데다 시설을 준공한 후에도 수요 여건이 탄탄해 민간투자자나 대학이 ‘윈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교의 경우 부족한 대학시설을 효율적으로 확충할 수 있다는 것도 메리트다.

■ 대학캠퍼스 복합개발 ‘러시’

22일 건설업계와 대학 측에 따르면 세종대학교는 서울 군자동 98 일대 캠퍼스 부지 중 7만9200㎡에 ‘캠퍼스복합개발구상을 위한 마스터 플랜 및 사업화 수립 방안 용역’을 공모 중이다. 학교 측은 오는 9월 15일까지 용역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심사한 뒤 오는 10월 1일 용역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세종대의 이번 프로젝트는 2020년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의 일환이다.


세종대 관계자는 “용역업체와 6개월 동안 설계 등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뒤 오는 2011년에 민간사업자 유치와 인·허가 등을 거쳐 공사에 착수해 2015년까지는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숭실대는 지난달 초 삼성테스코·서희건설과 오는 2014년까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캠퍼스내 부지에 대형 유통마트(홈플러스) 등 교육·문화복지센터를 조성키로 하는 내용의 ‘숭실대 교육·문화복지센터 민간투자 시설 사업 실시협약’을 했다. 이에 따라 숭실대에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대형 유통마트가 들어서게 된다.

앞서 동국대는 지난 4월 서울 중구 필동의 캠퍼스내 운동장과 수영장 부지 2만4000㎡에 지상에는 공원녹지, 지하에는 6층 규모의 복합교육문화 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 학교·사업자 윈윈…확산될 듯

이 같은 대학의 캠퍼스 부지개발 바람은 2006년 건국대가 서울 광진구 자양동 캠퍼스 인근 축구장·야구장 부지에 주상복합 아파트와 백화점, 대형 마트 등 복합시설을 지어 분양한 ‘스타시티개발사업’이 ‘대박’을 치면서 촉발됐다. 대학 캠퍼스 내 학생 수요를 흡수하고 인근 주택단지 및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캠퍼스 개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컨설팅업체 CBRE의 김진수 이사는 “(대학교 내에 상업시설이 들어가는 것은) 토지의 이용 효율을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도덕적인 기준을 떠나서 학교와 사업자, 학생 ,인근 주민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숭실대 인근 동작구 상도동 일대 주민들은 대학교 내 ‘홈플러스’ 입점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 일대는 대형 마트가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CBRE 김 이사는 “이 같은 효율성 문제는 단순히 대학교 시설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공간을 최대한 밀도 있게 활용하는 입체개발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신규 캠퍼스 개발 열풍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학도 서비스 산업의 일종인 만큼 수요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입지는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된 경기 파주시 월롱면 일대에 대규모 제2캠퍼스를 설치하는 내용의 이화여대 파주 이화글로벌캠퍼스 조성 사업은 최근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학생이 1시간 이상을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서비스 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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