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골프,골프인] 프로 후원 나선 게임회사 넥슨 서민 대표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10 22:13

수정 2010.08.10 22:13

지난 8일 제주오라CC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반기 시즌 첫 대회인 조니워커 블루라벨오픈. 만 19세 11개월 19일에 KPGA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김비오의 모자에서 ‘넥슨(Nexon)’이라는 로고가 유난히 빛났다.

넥슨은 지난 1994년 설립된 온라인 게임 전문업체. 지난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선보인 뒤 ‘퀴즈퀴즈’ ‘비엔비’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 파이터’ 등을 통해 연간 7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한 젊고 역동적인 기업이지만 중장년층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이런 넥슨이 골프 용품사나 대기업, 금융권에서 주로 전개하고 있는 골프 스폰서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서민 대표이사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석사학위까지 마친 뒤 넥슨에 입사해 일본 법인 이사와 개발이사, 네오플 대표이사를 거쳐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로 취임한 서 대표가 지난 2008년 장학을 목적으로 대상자를 물색하다가 2부 투어에서 활동 중이던 김도훈, 아마추어였던 김비오와 인연을 맺게 된 것.

“온라인 게임 업체에서 스폰서를 한다고 하니까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넥슨 브랜드가 골프와는 맞지 않기 때문에 로고가 노출된다고 해도 홍보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남자보다는 여자 골퍼를 선호하는 풍토로 인해 남자 선수들이 후원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원이 충분치 못해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상황을 알게 되면서 남자 골프 선수 후원을 결정했죠.”

올해 서른 아홉살인 서 대표는 청바지를 즐겨 입는 젊은 최고경영자(CEO)답게 소속 선수인 김도훈, 김비오에게 형같이 다가간다. 대회가 끝나면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은 물론 선수들과 어울려 술잔을 나누며 인생 선배로서의 역할을 자처한다.


“게임 분야에서 일하면서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선수들을 대하는 게 편해요.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선수들이 필드에서도 안정적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소속사의 그런 바람에 부응이라도 하듯 올 시즌 김도훈과 김비오는 KPGA 투어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하며 차세대 스타로서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해까지는 도훈이랑 비오가 대회에 많이 출전하지 못해 마음 한 쪽이 안 좋았는데 올해 둘 다 우승을 하면서 이제 원하는 무대에서 자기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뻤습니다.


서 대표는 김도훈과 김비오가 한국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뒤 해외 무대 진출을 원할 경우 미국, 일본, 유럽 등의 해외 법인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 아울러 재능은 뛰어나지만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을 위한 스폰서십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몇 억원씩 주면서 소수의 선수와 스폰서십을 맺을 순 없지만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이 있다면 부족함 없이 지원을 해주자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그런 인연을 통해 선수들이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무럭무럭 성장해 나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사진설명=넥슨의 서민 대표이사와 소속 선수인 김비오,김도훈(왼쪽부터).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