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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기 수습일기] 언제까지 맨손으로 칼 든 강도 잡게 할텐가

지난 3일 경남 창원의 한 미용실에서 강도로부터 아내를 구하려던 경찰관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경찰관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부인이 괴한에게 흉기로 위협당하는 것을 보고 격투를 벌이다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중 사망하는 경찰관과 관련한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대부분 범인을 검거하다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범죄자들은 대부분 흉기를 휴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관은 맨 손으로 칼을 든 강도를 제압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경찰관이 범죄자를 검거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구도다. 경찰이라고 해서 칼에 맞는다고 죽지 않는게 아니고 범죄자보다 월등히 힘이 강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지금 이 순간도 수갑하나만 든 채 칼 든 괴한과 맞서고 있다.

물론 경찰관이 무기를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 10조를 살펴보면 '경찰관은 범인의 체포·도주의 방지,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고 되어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총기사용을 최대한 자제한다. 총기 사용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좋지 않고 만약 잘못하여 피의자가 숨질 경우 과잉진압 논란에 휘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총에 맞아 피의자가 숨졌다면 형사상 무죄라 하더라도 경찰관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관들은 총기를 사용하는 것 보다는 맨손으로 칼든 괴한과 맞서는 쪽을 택할 수 밖에 없다.

강도가 칼을 드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경찰이 검거를 위해 총을 드는 것은 불편해 하는 현실속에서 위와 같은 안타까운 뉴스는 계속 들려올 수 밖에 없다. 공권력은 함부로 행사 되어선 안되지만 일단 행사될때는 그 어떤 권력보다도 우위에 있어야 한다. 강도가 칼을 들었든 몽둥이를 들었든 대한민국 경찰은 항상 강도를 제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들은 맨손으로도 무장한 괴한들을 제압하는 슈퍼맨이나 배트맨이 아니다. 그들도 누군가의 배우자이고 한 아이의 배나온 아버지다. 이런 경찰들에게 총기사용을 자제하고 맨손으로 칼든 강도와 맞서게 한다는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다. 경찰이 총 든 모습을 불편해 하면서 강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을 넘어 이기적인 생각 아닐까.

/umw@fnnews.com 엄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