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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올 적립금 2배이상 확대 44兆 기대

신현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4 22:16

수정 2011.01.04 22:16

'대기업 퇴직연금 도입, 퇴직연금시장 성장 바로미터 되나?'

올해 퇴직연금 도입이 절정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부터 퇴직연금제도의 의무 적용 등으로 근로자 수가 많은 대기업들이 잇따라 퇴직연금을 도입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퇴직연금 도입 '봇물'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의 기폭제는 바로 퇴직보험 및 신탁제도가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급여제도 중에서 퇴직부채의 사외 적립을 통해 손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외유치제도다.

여기에다 정부는 현재 30%인 퇴직급여 충당금의 사내 유보에 대한 손비인정 한도를 매년 5%포인트씩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퇴직부채를 퇴직보험이나 신탁에 사외 적립해 법인세 절감 혜택을 받던 대기업들이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퇴직연금 도입으로 빠르게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이달 중순 H증권사를 통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의 퇴직연금 도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POSCO 등뿐 아니라 공기업인 한국전력 등도 올해 퇴직연금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퇴직연금 시장으로 몰려옴에 따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도 더욱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총 20조9324억원으로 지난해 말 14조459억원에 비해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시행 초기인 2005년 12월 당시에는 적립금 규모가 미미했지만 2009년부터 적립금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두배가량 늘어난 44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한 증권사 퇴직연금사업부 임원은 "대기업들의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올해 퇴직연금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계열 대기업이 성장 '주도'

그룹 계열 대기업은 단순히 기업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경제활동 측면에서 중소기업에 비해 지배적 위치를 갖고 다양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퇴직연금도 마찬가지다. 주거래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형태에 따라 퇴직연금사업자 및 제도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계열사 중 퇴직연금사업자를 금융회사로 둔 그룹의 경우 퇴직연금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큰 것으로 평가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정된 대규모 기업집단은 45개 그룹으로 계열사는 모두 1222개로 나타났다. 이 중 근로자 500인 이상 대기업은 268개사로 전체의 23.1%다.

하지만 5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 수가 98만1000명으로 전체 107만명의 91.7%를 차지, 사실상 이들 대기업이 대규모 기업집단인 셈이다.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대기업 한 곳의 평균 근로자 수는 4700여명으로, 전체 대기업의 평균 근로자 수(1090여명)에 비해 4배가 넘는다. 이것만 보더라도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여부가 시장의 성장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그대로 알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 최형준 수석연구원은 "퇴직연금 도입은 퇴직부채의 사외 적립 및 수수료 지급 부담이 있기 때문에 도입 자체가 경영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 적지 않다"면서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있기까지는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속도가 시장 성장의 관건의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s@fnnews.com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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