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대그룹 보증금 2755억 반환될까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이번 인수전 2755억원의 이행보증금 처리에 관심이 모인다.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현대건설 채권단의 입장을 받아들여 현대그룹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지만 이행보증금 몰취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현대그룹이 제출해야 할 나티시스은행 대출 관련 자료로 ‘대출계약서’를 명시하지 않아 이번 다툼에 혼란을 가중시킨 점을 감안, 몰취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사실상 몰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일정부분 이번 논란에 채권단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 대목이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본안 소송 등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현대그룹에 이행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으로선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 본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현대그룹과의 긴 소송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간 대형 인수합병(M&A)이 좌초된 경우, 많게는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이행보증금 문제는 인수전 못지않은 갈등을 보여왔다. 현재로선 인수에 실패한 매수자 측에 불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지난 2일 동국제강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기관 8곳을 상대로 낸 231억원의 쌍용건설 인수보증금 반환소송에서 패소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08년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곧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1년간 인수유예를 매도자 측에 요청했다.
캠코 등이 이를 거절하자 결국 인수포기를 선언하고,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한 231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또 같은 해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인수에 실패한 한화그룹도 현재 산업은행을 상대로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현대건설 매각작업에서도 2755억원의 이행보증금 처리 문제도 앞선 두 사건과 같이 채권단과 현대그룹,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또 다른 갈등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