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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올 43兆 투자 ‘통 큰 결정’ 배경은

"역시 이건희 회장이다."

삼성그룹이 5일 발표한 올해 투자 및 채용 규모를 두고 재계에서 하는 말이다. 삼성은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1000억원을 올해 시설과 연구개발(R&D) 및 자본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신규 채용 규모 역시 사상 최대인 2만5000명으로 잡았다.

■대규모 투자로 세계 1위 굳힌다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 내역을 보면 주력산업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신사업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올해 총투자금액 43조1000억원 가운데 70% 가까운 29조9000억원이 시설투자에 투입된다. 삼성그룹의 주력사인 삼성전자 중에서도 핵심 부서인 반도체 분야에 10조3000억원이 투자되는 것을 비롯해 액정표시장치(LCD)에 5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발광다이오드(LED)에 각각 5조4000억원과 7000억원이 투입된다.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PC 등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제품에 핵심 부품으로 채용되는 품목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완제품에서는 글로벌 전자업체들과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만큼은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완전히 굳히겠다는 의지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반도체에 12조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LCD 4조원, OLED 1조4000억원, LED 5000억원 등을 투입한 바 있다.

■"좋은 사람을 많이, 넓게 뽑겠다"

삼성은 인재 채용에서도 작년보다 11% 늘어난 2만500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8000명, 경력직원 4500명, 기능직원 1만명 등 총 2만2500명을 채용한 삼성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9000명, 경력직원 5000명, 기능직원 1만1000명을 각각 채용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올해 투자 및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좀 더 많이, 크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삼성을 위해서는 인재육성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기업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저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삼성을 위해) 인재육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사람을 많이, 넓게 키워 사회로도 내보내고 삼성도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사상 최대이자 지난해보다도 11% 증가한 2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결국 삼성은 올해 대규모 투자와 인재확보를 통해 향후 100년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통 큰 결정"… 역시 이 회장!

재계에서는 삼성의 투자 및 채용 규모에 대해 "역시 삼성"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과거와는 달리 빠르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말 사장단협의회에서 올해의 주요 과제로 신산업 경쟁력 확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공격적 투자, 사회통합 증진 등이 부상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으나 이날 발표된 금액이 예상보다 커 '오너 경영'의 힘을 실감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올해 투자 분야 가운데 자본투자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것도 눈에 띈다. 삼성 측은 삼성전자의 해외법인 증자와 삼성물산의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이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에 필요한 인수합병(M&A)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의료 벤처기업인 메디슨 인수에 나섰으며 현재 마무리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