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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새해 새 출발 가로막는 물가고

생활필수품인 고무장갑은 20.7%, 밀가루와 화장지는 각각 13.5%, 12.0%가 뛰었다. 또 마요네즈와 참기름, 치즈도 9∼2%가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지난 연말 1주일 동안에만 오른 물가 수준이다. 이렇게 생필품 가격은 자고나면 올라 있어 서민들은 추위보다 더한 경제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비상령을 발동했다. 기획재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전방위 대응’을 선언했고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중심을 물가에 두겠다고 밝혔다. 한은의 의지로 볼때 내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에 손 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성장에 지장을 주더라도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특히 신임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는 물가기관’이라고 자처하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은 ‘색출’ ‘인사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취임사에서 공정위의 물가 역할론을 강조했던 김 위원장은 조직 개편까지 단행, 공정위를 물가관리체제로 바꿨다. 생필품은 물론 원자재 가격 담합과 독과점 행위를 철저히 차단, 유통구조를 바로잡으려는 의도다. 지금의 물가불안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곡물과 원당, 제분, 원유 등의 국제가격이 뛰기 때문이다. 생필품은 물론 전기·가스·버스요금 등 전방위적으로 가격인상 요인을 안고 있다. 구제역과 강추위를 감안할 때 채소와 고기 등 식탁물가 역시 크게 오를 게 뻔하다. 정부가 물가잡기에 특단의 조치와 각오로 나선 배경이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한다고 물가불안이 원천적으로 해소되는 건 아니다. 시행착오에서 얻은 교훈대로 지나친 간섭과 규제는 더 큰 부작용을 촉발한다. 수입관세 인하, 수급 차질 물품의 적기 수입 등을 통해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민간의 자율적인 가격 동결·인하는 물가안정에 가장 효율적인 방도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하·동결하기로 한 것은 장바구니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조치다. 또한 추위와 물가에 떨고 있는 서민들에겐 더없이 큰 선물이다. 이마트와 같은 기업이 더 많이 나와 물가를 잡고 서민들의 고통 분담을 덜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