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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대란..대형마트 육류 확보 비상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7 05:50

수정 2011.01.06 22:23

사상 최악의 구제역 대란 속에서도 꿋꿋하던 대형 유통업계가 육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풍부한 유통망을 무기로 물량 비축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달 들어 전체 사육두수의 10% 가까운 소·돼지가 살처분 대상이 되는 등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물량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구제역 전염력이 소보다 월등히 높은 돼지고기는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서 물량이 감소하는 등 구제역의 여파가 현실화되고 있다.

6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40일이 지난 현재 전라도와 경남, 제주 등 남부권을 제외한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대형마트들도 소와 돼지고기 물량 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공급망을 확보한 대형마트들은 구제역 직후 비축 물량을 평소보다 20∼30%씩 늘리면서 최근까지 잘 버텨왔지만 발생지역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추가 물량 확보를 걱정하게 됐다.

아직까지 소비량이 높지 않은 소고기는 개별 축산농가나 축협 등 육류단체, 경매시장 등을 통해 당장 수급에 차질은 없지만 돼지고기는 상황이 다르다.


이마트는 구제역이 안동에서 발생하기 전과 비교해 최근 돼지고기 공급량이 10% 정도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16곳의 대행업체를 통해 공급받아 물량이 문제가 없었지만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올 들어 비축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전라도와 경남 등 구제역 미발생지역들을 대상으로 공급 농가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오전 홈플러스 영등포점 한 정육코너는 국내산 삼겹살 하루 물량이 20근(12㎏) 정도에 불과했다.

정육코너 직원은 "구제역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최근 들어 삼겹살 공급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하지만 소비촉진을 위해 행사가격에 판매해 오전이면 물량이 동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아직까지 물량 수급에 큰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지만 구제역이 계속 남하할 경우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축산 담당 바이어들이 매일 산지 상황을 확인하며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들의 구매 대행을 맡은 업체들도 전국 돼지농가를 대상으로 수시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 한 축산바이어는 "100만마리에 육박하는 소·돼지가 살처분되는 상황에 접어들면서 대형마트도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살처분도 문제지만 발생농가 인근 도축장 폐쇄나 10㎞ 이내 가축의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까지 겹치면서 요즘 담당 바이어들은 하루 하루가 죽을 맛"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이날 현재 전국 6개 시·도, 42개 시·군에서 소 9만여마리, 돼지 85만여마리 등 94만여마리가 매몰 대상이 됐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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