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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땅’ 브라질,한국철강 신화 쓰다

40여년 전 기술도 없이 황무지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철강산업으로 키워낸 한국의 철강신화가 아마존의 땅 브라질에서 실현되고 있다. 오는 2014년, 한국의 힘으로 만든 쇳물이 브라질에서 쏟아진다. 국내 언론 최초로 동국제강, 포스코, 발레(세계 최대 철광석회사)가 합작해 짓고 있는 브라질제철소 현장을 취재했다.

【포르탈레자(브라질)=정상균기자】 길이 먼 만큼 기대도 컸다. 국내 언론 최초로 브라질에서 대한민국 철강신화를 새로 쓰는 도전의 땅을 찾아간다는 설렘에서다.

브라질 최대 항구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비행기로 3시간30분을 날아 도착한 곳은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인구 250만명의 세아라주 주도 포르탈레자.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드넓은 해변이 끝없이 펼쳐지는 한적한 이곳에 제철소를 지을 만한 산업단지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20일, 포르탈레자 핀토 마르틴스 국제공항에서 차로 1시간을 더 달렸다. 도시를 가로질러 길게 뻗은 2차로 좌우로 펼쳐지는 숲과 황야는 세계 5위의 브라질 영토(한반도의 38배)답게 끝없이 이어졌다. 완만한 모래언덕과 넓은 늪지대, 소들이 풀을 뜯는 초원지대를 지나자 페셍산업단지가 불쑥 눈앞에 등장했다. 수풀을 제거한 거대한 이곳이 지난 10여년간 동국제강이 공을 들인 고로제철소를 지을 땅이다.

CSP(동국제강과 발레 합작사)의 에드워드 네이 기술자문역은 "제철소 부지 조성은 수목 이식 등 환경보존 작업과 병행해 현재 60% 정도 완료됐다"며 "오는 4월에 바닥 다지기 공사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페셍산업단지 내 980㏊ 부지에 총 6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는다. 우선 1단계로 연산 300만t급 고로제철소를 올초에 착공, 오는 2014년 준공한다. 1차 300만t 고로 건설을 위한 투자비는 총 40억달러 규모다. 1단계로 후판용 철강 슬래브(판 모양의 철강 반제품)를 생산한다.

고로제철소가 없는 동국제강은 브라질에서 쇳물을 만들고 이를 한국에 가져와 부가가치가 높은 후판 등 철강제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오는 2014년 글로벌 10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이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위해 동국제강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 브라질 최대 자원회사인 발레와 손을 잡았다. 이들 3사는 지난해 11월, 제철소 건설사업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썼고 1·4분기 내 실질적인 합작계약을 체결한다. 현재 포스코건설이 브라질 제철소 건설을 위해 지난해 12월 현지조사를 마치고 상세설계 작업에 들어갔다.

브라질 제철소 건설은 한국 철강사에 큰 획을 긋는 프로젝트다. 국내 철강업계 최초의 해외 '그린필드(Green Field)' 투자다. 다시 말해 기반시설이 없는 황무지에서 시작해 인프라를 조성하고 제철소를 짓는 투자 방식이다.
결코 쉽지 않은 사업이다.

아울러 한국의 철강기업이 세계 최대 철광석 메이커(발레)와 손잡고 원료 산지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최초의 프로젝트다. 철광석 매장량 400억t의 세계 1위 자원대국인 브라질 현지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자동차, 건설, 철도 등 철강 수요의 폭발적 성장잠재력을 가진 브라질 및 남미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skju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