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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 비리’ 강희락·이길범 이번주 소환

최순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0 06:40

수정 2011.01.09 23:16

강희락 전 경찰청장 및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등 거물급들이 이번주부터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비리 연루 의혹으로 줄줄이 검찰에 소환된다.

특히 정·관계 인사 다수가 함바집 브로커 유모씨(65·구속)로부터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예상된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강 전 청장을 10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뒤 이 전 청장도 이번주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유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가 제기된 강 전 청장이 지난해 유씨에게 4000만원을 주고 해외도피를 권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술술' 입 여는 브로커

브로커 유씨는 검찰에서 자신이 금품을 건넸다는 고위직 명단을 줄줄이 밝혔다.

경찰 조직의 전직 양대 수장을 필두로 국회의원, 현 정부 차관급 인사, 공기업 사장, 현역 광역자치단체장 및 대형 건설사 대표 등의 이름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 관행적 비리 수사가 권력형 비리 규명 쪽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씨가 이같이 돈을 건넸다는 인사 명단을 순순히 밝힌 배경이 주목된다. 우선 2008년 이후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업자들에게 약속한 함바집 운영권 확보가 어려워 줄소송에 시달렸으나 자신이 관리해온 인사들에게 큰 도움을 받지 못한 데다 뒤를 봐줄 것으로 믿었던 고위직 인사들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 점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구속 뒤 당뇨와 고혈압 등 지병이 악화됐고 기대했던 병 보석 신청마저 기각되자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나기는 했으나"…거리 두기

검찰은 유씨가 돈을 건넸다는 정·관계 인사들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유씨와 관련 있는 것으로 거론된 인사들은 대개 금품수수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유씨는 민주당 조영택 의원 등에게 후원금을, 현직 차관급 인사 및 광역자치단체장 등에게는 각종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으나 이들은 '합법적 후원금'이라거나 금품수수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양성철 광주경찰청장은 "(브로커 유씨와)고향이 동향이라는 이유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며 "3, 4년 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한두 번 만난 적은 있지만 그 뒤로 연락을 한적도, 온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김병철 울산경찰청장은 "지난 2005년 지인의 소개로 유씨를 알게 됐으나 사업 관련 청탁, 또는 금품수수 사실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fnchoisw@fnnews.com최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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