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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기 수습일기] 나이키 로고에 ‘NIKE’가 없는 이유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사의 로고에는 정작 'NIKE'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승리의 여신’의 날개를 형상화 했다는 ‘스우쉬(swoosh)’마크 하나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 마크를 보면 나이키를 연상합니다. 나아가 세계적 스포츠 스타, 역동적인 스포츠 경기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나이키를 설명하는데는 굳이 ‘NIKE’ 라는 글자가 필요 없습니다. 단 한 획으로 되어 있는 단순한 마크 하나면 나이키의 상품, 나아가 ‘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정신을 연상 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이것은 모두 그들이 그동안 구축해 온 브랜드 파워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회사로고에서 브랜드 네임을 삭제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결정입니다. 왠만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지 않고서는 내릴 수 없는 자신감 있는 결정입니다. 외신 번역을 하다 보니 스타벅스가 올해 3월부터 로고에서 ‘STARBUCKS COFFEE’ 라는 글씨를 삭제하기로 결졍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는 스타벅스 역시 굳이 텍스트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이 생긴 것입니다. 스타벅스의 결정이 시장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숍을 넘어 하나의 커다란 브랜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오직 기업에게만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진정한 강자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또 강한 이유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지 않습니다. 농구 천재 마이클 조던에게 자기 소개는 필요 없습니다. 세계적인 골프선수 타이거 우주 역시 자신의 이력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이름 석 자 자체가 그 실력과 내공을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미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의 통큰 결정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은 “파이낸셜 뉴스 13기 수습기자 엄민우 입니다” 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엄민우 입니다” 라는 짧은 한마디면 충분한 자기소개가 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말입니다. 제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를 말입니다.


‘엄민우’ 라는 석 자를 죄 짓는 자들에겐 저승사자로, 묵묵히 일하는 경제주체들에겐 든든한 조력자로, 억울한 자들에게는 구세주와 같이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굳이 제가 누구인지 자랑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겨가며 멋진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외신 기사 한 꼭지가 한 수습기자에게 준 가르침이 무겁고 또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umw@fnnews.com 엄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