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교육계 신년교례회서 만나 두 손 맞잡았지만..‘서로 딴 생각?’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0 17:50

수정 2011.01.10 17:50

“올해 교육계의 정치적 참여를 반드시 요청하겠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장)

“아이구! 교육계 정치 참여에 대해선 아직….”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교육계가 올해 교육 선진화를 위한 정책 추진을 둘러싸고 ‘동상이몽’에 빠졌다.

10일 교과부, 서울시, 한국교총, 서울교총,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보수·진보 교육감 등 정·관계 교육계 인사들이 총출동한 ‘2011년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각계의 서로 다른 교육정책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안 교총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교육의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정치적 참여를 요청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변재일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 자리에 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왔다”며 자리의 불편함을 언급한 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창의·인성 교육 육성이라는 점에서 같은데 교육정책이 진보적 또는 보수적 가치에 맞는지를 두고 이념화돼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교과부 장관은 이날 교총의 갑작스러운 포문에 당황한 듯 공식적으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진 못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계의 정치적 참여는 현행법상 불가능하고 국회에서도 통과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교육계가 아닌 학부모의 뜻에 따라 시 예산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최근 교육계가 복병을 만나 설왕설래가 있었다”면서 “서울시는 학부모의 욕구를 충족하도록 새해 교육예산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축사 뒤 주요 인사 중 가장 먼저 자리를 떴다.

진보 성향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축사를 안하겠다고 했는데 시키니 어쩔 수 없이 하겠다”며 “교육청이 그동안 교과부와 학교를 연결하는 전달체에 머물러왔던 것에서 벗어나 학교 혁신, 책임교육,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계가 다툼 대신 화합을 먼저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진동섭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은 “행사가 신년교례회가 아닌 마치 교육계 토론장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대학총장협회장인 이현청 상명대 총장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교육계가 서로 다른 의견과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의 국격을 높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EBS 곽덕훈 사장은 “교육계가 지식의 힘을 키우기 위해 먼저 소통과 화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교조 동훈찬 대변인은 “교총 실무진에서 참석해 달라고 위원장에게 전화했지만 입장 조율이 안 돼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총과 전교조는 교육계의 정치 참여 등 향후 공동정책을 조율한 뒤 이르면 이달 중 별도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rainman@fnnews.com김경수 손호준기자

■사진설명=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 세번째),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세번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오른쪽 두번째) 등이 10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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