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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침묵’ 기관 목소리 커진다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1 05:45

수정 2011.01.10 22:26

'기관 장세에 대비하라.'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기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이 잠시 주춤한 사이 기관이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을 조정시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 목소리 내는 기관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 시대'에 안착한 것도 전적으로 외국인의 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국인은 지난해 22조원의 한국 주식을 사들인데 이어 올 들어서도 1조원 이상 순매수 중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무려 19주 연속 '사자' 행진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는 외국인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을 따라가던 기관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가 대표적이다. 지난 5∼6일 외국인은 4700억원가량을 사들였지만 지수는 오히려 7.52포인트 빠지기도 했다. 기관이 이 기간 3600억원가량을 판 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7일에도 외국인은 514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13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는 8.59포인트 올랐다. 기관의 힘이 커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외국인이 2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는 등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 추이가 사그라진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하는 사이 기관이 증시의 주체로 활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그간 기관의 증시를 이끌지 못한 것은 투신권의 펀드 환매 때문이었는데 2000선 이후에는 과거에 들어온 펀드 물량이 별로 없기 때문에 환매 부담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면서 "개인자금이 랩이나 펀드 등으로 들어오고 있는 추세인 만큼,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의 관심종목은?

그렇다면 기관은 어떤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연초에 투자를 집중한 종목은 하이닉스였다. 기관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하이닉스 주식 248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4·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새 주인으로 결정된 현대건설에도 같은 기간 1462억원을 쏟아부었고, 삼성전기, POSCO, 삼성화재, 호남석유, OCI, 삼성생명, 삼성SDI, 한화케미칼 등에도 600억원 이상을 각각 투자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매도세에 나섰지만 순매수라는 방향이 변하지 않은 만큼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도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건에 해당되는 종목은 하이닉스, 삼성생명, POSCO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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