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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로스쿨 논란, 한국은 반면교사?

미국 언론이 현지 로스쿨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내자 한국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로스쿨은 가망 없는 게임인가(Is Law School a Losing Game?)’라는 기사를 통해 “3년간 학비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를 대출받고도 졸업 후 로펌에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분노한 학생들이 ‘장밋빛 유리잔’ ‘빚쟁이(서브프라임) 법학박사’라는 블로그를 운용하며 로스쿨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학비 대출 1012조원 ‘눈덩이’

NYT에 따르면 졸업하고도 로펌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수억원에 이르는 학비 대출금을 갚기 위해 군에 입대하거나 아이 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비 대출금이 계속 늘어날 경우 향후 금융권도 부실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 로스쿨인 노스웨스턴 로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대형 로펌들은 파트너, 어소시에이트급 변호사 등 1만5000명의 일자리를 없애고 신규채용 프로그램도 보류, 또는 폐지했다. 같은 기간 로스쿨은 9개가 늘어났고 2009년에는 4만3000명이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러나 졸업 뒤 변호사 자격을 얻은 사람중 일부만 고액 연봉을 받을 뿐 나머지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법과 관계없는 업종에 취업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일자리가 부족한데도 무리하게 대출받아 로스쿨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증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대출정보 사이트인 핀에이드(Finaid)에 따르면 미국에서 로스쿨 교육을 받은 학생이 갚아야 할 대출금은 약 8808억달러(약 1012조원). 향후 금융권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NYT는 “기업들이 전례 없이 법률업무에 들어가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일반 법률업무는 계약직을 고용,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할 정도로 시장이 악화됐다”면서 “그런데도 로스쿨은 고액 수업료를 받으며 애매한 통계를 이용, 법학전공자들의 전도유망한 미래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국도 대책 마련해야” “법률비용 싸져야”

미국 사례와 관련, 우리나라 역시 로스쿨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로스쿨 찬성론자들은 변호사 배출을 늘릴수록 법률서비스 비용이 줄고 서민들이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른바 ‘기득권’으로 불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법률서비스 질이 더 낮아지고 시장에 혼란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변호사 배출을 늘리면 변호사가 한명도 없는 이른바 ‘무변촌’이 줄어들고 서민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변협 관계자는 “비싼 수업료를 낸 국내 로스쿨 졸업생들이 저렴하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싼 변호사는 많은 일을 처리하니까 서비스 질이 낮아지고 유능한 변호사는 가격을 높이는 양극화 현상으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