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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 이상 선물은 촌지”..학부모와 교육당국 시각차.

‘촌지’와 ‘선물’의 기준은 얼마일까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로부터 스승의 날 선물로 3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은 현직 여교사를 징계했다. 이 교사를 신고한 학부모는 신고액의 8배가 넘는 250만원을 포상금으로 받아갔다.

교육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시교육청이 이런 특단의 대책을 내놓자 ‘촌지와 선물의 경계선’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다수의 학부모가 촌지를 교사에 대한 일종의 ‘감사의 표시’로 여기는데 반해 교육당국은 감사표시로 받은 선물 대부분을 징계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부모, 촌지는 감사의 표시

1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 1660명을 대상으로 촌지에 대한 국민의식실태 설문조사 결과 ‘촌지를 준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18.6%였고 서울 강남지역 학부모는 전체 평균의 배인 36.4%나 됐다.

특히 학부모 대부분(70.5%)은 촌지를 ‘감사의 표시’로 생각할 뿐 ‘자녀를 잘 봐달라는 의미’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14.2%에 불과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건넨 촌지는 5만원이 52.9%로 가장 많았고 10만원이 37.4%로 뒤를 이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여전히 상당수의 학부모가 교사에게 제공하는 상품권, 식사 등을 촌지가 아닌 선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자료를 볼 때 교사들도 이런 선물을 관행적으로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 3만원 이상은 촌지

시교육청이 제시한 촌지와 선물의 구분 기준을 보면 학부모들 인식과 큰 차이가 난다.

시교육청의 금품수수(촌지) 기준 등 복무규정에 따르면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받은 교사 대부분이 징계 대상이다.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모든 교직원은 학부모 등에게서 3만원 이상 선물이나 식사, 교통비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능동적으로 요구해 선물 등을 받았을 때는 액수에 관계없이 촌지를 수수한 것이 되고 3만원 미만 선물이라도 여러 차례 받았다면 이를 합산해 촌지인지를 판단하게 된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처벌 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촌지 수수 관행이 많이 사라질것으로 본다”며 “특히 사상 처음 촌지 수수 신고포상금도 지급한 만큼 예방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를 활용한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 촌지’도 유행한다는 얘기가 돌아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촌지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하면 거의 모든 선물이 촌지로 해석돼 뜻하지 않은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교육청 직원은 “스승의 날에 담임교사에게 상품권 등 3만원 이상 선물을 건네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다”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선물 자체를 아예 금지하는 게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art_dawn@fnnews.com손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