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정산시기 조정’ 논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2 17:09

수정 2011.01.12 17:09

중소 영화 배급사의 부금정산 방법을 놓고 영화업계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올해부터 배급사에 주는 부금 정산 시기를 월 단위로 정산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영화업계에서는 영화 종영 이후 45일 이내에 부금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롯데시네마 측은 “영화가 종영하기 전까지 자금을 받을 수 없어 고통을 겪는 중소 규모 배급사들을 위해 기존 관행을 깨고 부금 지급 시기를 파격적으로 단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는 이번 부금 정산 시기 조정은 올해 1월 1일 이후 개봉영화부터 적용되며 롯데시네마 전 직영관에서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부금 정산 시기 조정으로 배급사에 신속한 자금을 지급하게 되면 영화관과 배급사 간 상생 협력은 물론 자금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영화시장의 자금 유통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자금의 유통은 영화에 대한 투자와 시장 규모를 더 크게 늘릴 수 있고 전반적으로 영화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의 이날 발표에 대한 영화업계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중소 배급사 관계자는 “롯데시네마의 이번 정책은 중소 배급사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진일보한 노력으로 평가한다”라며 “앞으로 더욱 진전된 조치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최대 영화관 업체인 CJ CGV는 당분간 이와 관련된 계획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CGV 관계자는 “의도는 좋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곳곳에 의문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만약 부금 정산 시기를 조정한다고 해도 좀 더 연구한 후 롯데시네마와는 다른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자금이 빨리 유통된다면 좋겠지만 1∼2달 내에 극장에서 내려지는 영화들도 많은데 기존 종영 이후 45일 이내 부금을 받는 것과 롯데 측에서 말하는 월(30일) 단위 정산은 15일 차이만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영관을 찾지 못해 영화 개봉을 미루고 있다는 한 중소 배급사 관계자도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등 3대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자금을 걱정할 필요 없는 거대 배급사에서 배급하는 블록버스터들”이라며 “정말 중소 규모 배급사들을 위하고 상생 협력하기 위해서는 월 단위 부금정산보다 파격적인 선불지급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면서 영화관 측을 겨냥했다.

/moon@fnnews.com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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