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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하루 3만5천대 TV 생산..재고 ‘제로’

【티후아나(멕시코)=양형욱기자】 "상상 이상의 완벽한 품질을 만들라(Perfeccion en Calidad mas Alla de tu imaginacion)."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남서부 도시 샌디에이고에서 남쪽으로 50분간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멕시코 최북단 후아나 소재 '엘 플로리도 공단' 내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SAMEX)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파란색 슬로건이다. '고객에게 약속한 품질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는 SAMEX 임직원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삼성전자가 5년 연속 북미 TV 1위 신화를 실현한 이면엔 SAMEX의 든든한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해외 14개 생산법인 중 최대 규모인 이곳은 삼성전자 TV 전체 물량 중 20% 이상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지난 1988년에 설립된 SAMEX는 대지 27만7200㎤(8만4000평)에 현재 임직원 318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3차원(3D) TV·발광다이오드(LED) TV·액정표시장치(LCD) TV·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오디오비디오(AV)·홈시어터 등을 생산해 북미(83%)·멕시코(7%)·중남미(10%)에 공급하고 있다.

김석기 SAMEX 법인장은 "올해 TV제품을 1000만대 이상 생산해 54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게 경영목표"라면서 "6년 연속 북미 TV 1위와 세계 TV 1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셀 방식으로 생산성 극대화

"드르륵, 드르륵, 탁탁…." A동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들리는 소리다. 이곳 현장 직원들은 TV을 생산하느라 방문객을 신경쓸 겨를도 없이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 이곳에선 10개 라인에서 하루 3만5000대가량의 TV를 생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직원 2∼3명이 조를 이뤄 모니터를 한꺼번에 조립하고 있는 모습이다. 컨베이어를 따라 줄을 서서 생산하는 여느 공장의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생산속도도 무척 빨랐다.

완성된 TV제품은 완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즉시 별도 장비를 통해 테스트까지 일괄 이뤄졌다. 테스트가 끝난 TV제품은 로봇에 의해 자동으로 옮겨져 포장 공정으로 넘어갔다. 일련의 생산방식은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일명 '셀 방식'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셀 방식으로 전환을 시작해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인력도 크게 감축되는 효과를 얻었다. 종전 컨베이어 방식은 1개 라인에 120명이 필요한 데 비해 셀 방식은 1개 라인에 18∼26명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셀 방식은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성과급을 제공하면서 공정한 직원평가와 직원 간 선의의 경쟁도 유발하고 있다. 실제, 생산라인 옆 벽면에 설치된 상황판(LCD 모니터)엔 실시간 개인의 생산실적이 색깔별로 표시돼 한눈에 알 수 있다. 즉 초록은 달성, 빨강은 미달성, 황색은 달성 가능 등이다.

이곳의 천장에 부착된 대형 상황판에선 해당 생산라인 전체 생산실적도 그래프 형태로 표시되고 있다.

SAMEX 김석기 법인장은 "셀 방식으로 전환한 2007년 이후 매년 진화를 거듭한 결과, 제조공정과 공유면적은 현격히 줄어들었지만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됐다"고 들려줬다.

■직송체제로 재고율 0%

A동을 거쳐 D동·E동을 둘러본 뒤 눈에 들어온 풍경은 대형 컨테이너 트럭이다. 삼성 제품을 실은 컨테이너 트럭이 끊임없이 들락날락했다. 특이한 점은 컨테이너 트럭을 경찰차가 호위하고 있는 장면이다.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의 상황을 고려한 안전장치. 이렇게 나가는 컨테이너 트럭은 하루 1000대∼1500대로 대부분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공급된다.

SAMEX에서 만든 삼성전자 제품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 가져다준다'는 원칙을 철저히 따른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철저한 공급망관리를 통해 거래선의 창고로 옮겨지는 '직송체제'를 갖춘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미국 최대 유통기업인 베스트바이가 일주일 전에 주문을 하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 전달한다. 이는 철저한 공급망관리(SCM)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기에 가능한 일. 실제, 멕시코 사무실에 앉아서도 한국에서 오는 자재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언제쯤 도착할 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그 결과 재고율은 '0%'에 가깝다.

한편, 멕시코 출신으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이람 상무는 "삼성은 멕시코에서 위상이 높다"면서 "삼성은 고용창출은 물론 사회봉사와 산학협력 등에도 적극 나서 주변에 SAMEX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hwyang@fnnews.com

■사진설명=지난 4일(현지시간) 멕시코 최북단 티후아나 소재 '엘 플로리도 공단' 내 삼성전자 멕시코 생산법인(SAMEX)에서 현장 직원들이 TV를 생산하느라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