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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25점 이면 ‘알코올 중독’..체크하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3 05:10

수정 2011.01.12 22:25


신년이 되면 연말에 송년회로 인해 술에 찌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후 금주를 선언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다. 이때 ‘내가 문제 음주자인가’부터 체크한 후 음주를 하고 있다면 금주를 하는 것이 건강에 바람직하다.

하지만 금주에 도전했다가 도저히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실패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금주 결심의 실패가 추후 음주 습관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은 12일 “금주 계획에 실패해 다시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 애초의 다짐이 무색할 만큼 음주량이 늘어나는 증상을 보인다”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름 끊기면 이미 문제 음주자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의지로 술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술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아예 마시지 않는 한 줄이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흔히 말하는 알코올 중독은 잦은 과음과 폭음으로 술을 조절하는 뇌 기능에 손상이 온 병이다. 술을 마실 때마다 ‘블랙아웃’(필름이 끊긴다거나 음주 후 가족 등 주위 사람들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으며 고통을 주는 일이 반복된다)이면 이미 알코올 의존증을 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면 절주가 불가능해진다. 조절하며 조금씩 마시겠다고 다짐해도 조절능력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만취하게 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특히 금주 계획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한다. 금연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술을 마시지 않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기쁠 때나 힘들 때 함께 했던 술이기에 심지어 친한 친구를 잃어버리는 것 같은 상실감과 허전함까지 느끼기 때문이다.

허 원장은 “술 없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만 금주에 성공할 수 있다”며 “많은 애주가가 술 없이 또렷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주 3원칙을 세우자

일단 금주를 선포해야 한다. 금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단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에게 본인의 금주 다짐을 단호하게 선포해야 한다. 뜻이 맞는 술친구와 함께 시작하는 것도 술자리 유혹의 기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한 명이 포기할 경우 다같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또 휴대폰 캘린더 또는 회사 탁상달력, 수첩 등에 자신의 금주일을 체크한다. 금주 계획을 나의 머릿속에서 입 밖으로 내뱉음으로써 타인에게 내 의지를 드러냈다면, 펜으로 기록하는 행위로 그 의지가 더욱 확고해진다. 금주에 성공한 날마다 하루하루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나가면서, 자칫 약해졌던 마음을 반성하는 동시에 다시금 굳건히 다잡을 수 있다.

금주 중에는 자신의 금주를 가장 바랐던 사람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가족이나 지인은 금주를 당연하거나 쉬운 일로 치부하여 금주자의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말은 되도록 삼가고 격려와 관심, 응원을 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금주 동호회를 찾아 활동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금연도 함께 도전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면 신체에 미치는 피해는 더 심각하다. 음주를 하면서 피우는 담배 맛을 아는 사람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술 마실 때 유난히 담배 생각이 간절해지고 담배 맛 또한 더 좋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은 지용성 물질인데 알코올은 이 지용성 물질을 잘 녹이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잘 용해되어 더욱 빠르게 몸에 흡수된다. 게다가 이렇게 흡수된 니코틴은 몸속에서 니코틴을 인식하는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의해 자극으로 전달돼 계속 흥분을 느끼게 한다.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했을 때 술의 취기 또한 빨리 느끼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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