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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금융’ 열풍 시들어,2조서 3천억대로 급감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특별연설에서 "녹색금융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녹색사업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정작 금융기관들의 녹색금융상품 잔고는 급감하고 있어 정부 정책이 겉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금융상품은 현 정부가 녹색산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때 잔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도 했지만 후속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지금은 전시용 상품으로 전락한 형편이다. 금융권은 "위험이 큰 사업이라 올 것이 온 것 아니겠느냐"는 입장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때 열풍처럼 번지며 높은 실적을 올린 녹색금융상품의 현재 성적표는 초라하다. 우리은행 녹색통장은 2008년 출시돼 같은 해 12월 말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09년엔 2조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 연말 기준 잔고는 3789억원에 그치고 있다. 국민은행의 'e-공동구매정기예금'도 한때 2000억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674억원, 2009년 12월 기준 3000억원이 넘었던 사업자 우대적금도 실적이 줄었다. 그나마 'KB그린그로스론' 등 일부 상품은 어윤대 회장 취임 이후 영업이 강화되면서 실적이 늘어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실적도 정체 상태다. 다만 기업은행은 올 들어 녹색성장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금융지원을 위해 지원 대상 및 범위를 변경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녹색금융이 침체되긴 다른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손해보험업계의 요일제 차보험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보험료도 할인받는 대표적인 상품이지만 현재 가입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화손보는 가입건수가 99건, 흥국화재는 23건이다. 전체 손보사 중 100건을 넘어선 업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녹색 이슈 이전부터 요일제 차량에 관심을 가지고 고가의 주행기록장치(ODB)를 무료 임대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유치건수는 800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것도 전체 자동차보험 건수에 비하면 미미하다. 의욕적으로 출발한 자전거보험 역시 삼성화재 등 일부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판매를 중지한 상태다.

금융권에선 "현장과 괴리된 정부 정책이 녹색금융의 퇴보를 가져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녹색인증제가 시행됐지만 녹색기업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는 데다 조달한 예금 자금의 60% 이상을 대출하지 않을 경우 은행에 페널티를 주는 등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로봇산업은 정부가 몇십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장에 가보면 정말 영세한 업체가 많다"며 "은행으로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더 따라주지 않는 한 고위험·고수익(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녹색금융에 적극적일 수 없다. 실제로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앞뒤 따지지 않고 정부 정책에 따라가던 금융기관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toadk@fnnews.com김주형 김아름기자